▶ 북창동 순두부 고 이희숙 대표
▶ ‘북창동 순두부’ 13개 지점으로 미 주류시장 진출, 제5차 세계한상대회 한국음식 세계화 성공사례…글로벌어린이재단 회장으로 커뮤니티 봉사열성
고 이희숙(두 번째 줄 왼쪽에서 다섯 번째) 북창동 순두부 대표는 한국음식의 세계화에 나선 민간외교관으로의 역할을 다하면서도 불우아동과 이웃을 돕는 일에 적극적이었다고 커뮤니티 인사들은 회고했다. 사진은 2009년 글로벌 어린이재단 LA지부 송년모임.
미주 한인사회의 대표적 한식당 ‘북창동 순두부’ 이희숙(사진) 대표가 지난 18일 별세했다. 향년 61세. 2014년 8월 난소암 판정을 받고 1년반여 투병 끝에 2016년 3월 LA 한인상공회의소 사업가상을 수상하면서 화려하게 경영 일선으로 복귀했던 고 이희숙 대표는 커뮤니티 봉사도 병행하면서 예전의 왕성한 모습을 되찾았다.
올 연초까지만 해도 일선에서 경영을 지휘하면서 건강을 회복한 것으로 여겨졌던 이 대표의 급작스런 부음에 한인들은 슬픔을 금치 못했다.
이 대표가 5대 회장으로 활약했던 글로벌 어린이 재단 LA지부의 연지연 현 회장은 “단아한 모습의 대장금을 연상시키는 그녀는 남을 비난하거나 흠잡는 이야기를 한 적이 없고 조용한 목소리에 외유내강의 카리스마가 있었다”고 회고하고 “여성경영인으로서 성공적으로 비즈니스를 운영하면서도 숨은 봉사로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았던 이 대표를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못내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희숙 대표의 시이모님은 서울 북창동에서 송죽관이라는 순두부 집을 운영했다. 지난 89년 자녀 교육 때문에 조기 유학생의 어머니로 미국에 온 그녀는 이미 한국에서 남편 이태로씨와 함께 영등포에서 함흥냉면집을 운영하면서 음식점 경영을 자연스레 익혔다.
서울 법대를 졸업한 남편은 29세에 곧 바로 음식점 비즈니스에 뛰어들어 오장동 냉면 등과 버금가는 유명업소로 성장시켰다.
96년 순두부집이 잘 되는 것을 보고 순두부집 경영에 뛰어든 이 사장은 서민적인 친근감을 느끼게 시이모님이 순두부집을 경영하던 동네 ‘북창동’을 상호명으로 정했다. 영문명도 약자로 BCD로 등록했다. 당시 7가와 버몬트에 1호점을 개점해 1인분씩 돌솥밥, 누룽지, 숭늉 등을 제공하는 참신한 서비스로 돌풍을 일으켰다. 정작 순두부보다는 돌솥밥, 누룽지 등으로 인기를 모았다는 것이 아이러니컬하지만 당시 줄을 서서 인파가 몰릴 정도였다.
‘깨끗한 손, 따뜻한 마음, 최고의 맛’으로 승부수를 띄운 ‘북창동’은 이후 확장일로를 거듭 97년 9월 웨스턴점, 98년 2월 서울 마포점, 10월 가든그로브점, 2000년 4월 윌셔점, 11월 다운타운점, 2001년 3월 밸리점, 10월 로랜하이츠점, 2002년 6월 토랜스점, 2003년 4월 서울 명동점, 5월 세리토스점, 8월 인천점을 열었다.
이 대표는 2004년 5월5일 본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장소를 정해 공사를 마치고 점포를 열고 경영을 전수하는 과정이 10개월마다 한 번씩 애를 낳는 심정이었다”고 밝혔다.
‘북창동 순두부’의 성공비결은 뭐니뭐니해도 특유의 얼큰한 맛이었다. 이 대표는 순두부 맛을 내는 ‘다대기’ 만드는 방법을 그녀만의 비법으로 간직하고 있었다. 대장금을 연상시키는 그녀의 가녀린 손길에서 ‘북창동 순두부’의 맛이 결정되었다.
‘인종은 달라도 입맛은 하나’라는 구호로 세계인이 즐겨 찾는 최고의 입맛에 도전했던 이 대표는 남가주는 물론 뉴욕, 뉴저지, 텍사스 등에도 지점을 여는 등 미 전역으로 점포를 확장시켰다. 순두부가 영양식이라는 인식이 미국인들에게도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어 이 대표의 전국구 경영이 성공적으로 진행된 가운데 실제로 비 한인고객의 비율이 40%정도를 점했다.
2006년 부산에서 열린 제5차 세계한상대회에서 한국 음식의 세계화 성공사례로 ‘북창동 순두부’가 선정되기도 했다. 2008년 10월 맨해턴에 지점을 설립하면서 뉴욕시대를 연 북창동 순두부의 이희숙 대표는 그해 11월 남가주 지역 한국, 중국 및 일본계 경제인들의 모임인 ‘아시안 비즈니스 리그’(ABL)에서 한인 기업으로 유일하게 2008년 기업인상을 수상했다.
또한 2009년 1월 LA타임스에 ‘한인 이민자 두부요리 제왕군림’이라는 기사가 대서특필되기도 했으며 뉴욕 ‘Fox TV-Good day America’ 프로그램에서 ‘북창동 순두부’를 대대적으로 소개하는 등 주류사회에서도 인정하는 한국 음식의 대명사가 되었다.
2011년 뉴저지 포틀리 지점이 개설되고 2012년 윌셔점을 증축하는 등 모두 13개의 점포(LA카운티 6개, 오렌지 카운티 3개, 텍사스 1개, 뉴욕·뉴저지 3개)를 내면서 전 미주 지역에 직원 500명 규모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대표는 바쁜 와중에도 2009년 LA글로벌 CEO 3기 과정을 수료하기도 했다.
한식 세계화, 웰빙 선도, 복지 환원의 비전을 갖고 ‘한식을 세계로!’라는 원대한 목표를 현실로 만든 이 대표는 2009~2010년 ‘글로벌 어린이재단” LA지부 회장을 지내기도 했고 화랑 청소년재단의 사랑의 빛 나눔 음악회, 아시안 골수기증협회 후원, 사랑 나누기 마라톤 대회도 후원하는 등 커뮤니티 봉사활동에도 열심을 보였다.
연지연 글로벌 어린이 재단 LA지부의 연지연 회장은 “자선바자회 장소로 북창동순두부를 제공하고 기부금도 내는 등 어린이들을 돕기위한 봉사활동에 앞장 섰으며 특히 미혼모의 자녀들을 돌보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본인의 경영철학 “기업의 수익환원, 커뮤니티 서비스 등을 우선 과제로 두면서 매사에 진지하고 성실한 자세로 임하자, 마지막까지 노력하자, 행동을 조심하고 겸손하자, 지역사회를 위해 노력하자”를 실천하고 한국음식의 세계화에 나선 민간외교관으로의 역할을 다하고 우리 곁을 떠났다.
고 이 대표의 유족으로 남편인 이태로씨와 슬하에 장성한 세 아들을 두고 있다.
한편 ‘북창동 순두부’ 이희숙 대표의 장례가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유족측은 최근 코로나 사태와 고인의 뜻에 따라 외부인의 조문은 일체 받지 않고 가족장으로 한다고 밝혔다.
장례와 조문에 관한 문의는 북창동순두부 본사(213)382-6660(ext. 2)로 연락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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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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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만하다가네 일이뭐라고 사람사는게 생각하기나름인데 어떻게 살다가는게 잘살다가는건지 사람마다 다르니 정답이있겠나 허나 이민1세들사는걸보면 70년대 중동가서 일하든 사람들같다 돈돈돈 중요하지 그러나 더중요한것도 많이있지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