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득표율 격차 적고 플로리다·오하이오 트럼프 낙승…샤이트럼프 파악 또 실패
▶ 애리조나와 러스트벨트 3개주 우편투표 결과 따라 ‘명예회복’ 가능성도
[사진 제공 = 로이터]
3일 치러진 미국 대선이 하루 뒤에도 승자를 확정하기 어려울 만큼 혼전 양상으로 흐르면서 선거 전 여론조사들이 또 빗나간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 규모를 과소평가하고 한 두 곳의 예측이 분명히 틀린 게 사실이지만, 다수 경합주들에서 아직 개표되지 않은 우편투표가 적지 않아 일부 명예회복의 여지는 남아있다.
4일 오전 현재 미 언론들이 전하는 집계 현황을 보면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전체 일반투표에서 50.1%의 득표율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48.2%)에 1.9%포인트차로 앞서 있다.
여론조사 기관들도 일제히 바이든 후보가 전국 지지율에서 앞선다는 결과를 내놨지만, 현재까지 드러난 격차는 예상을 벗어난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방송이 지난 1일 마지막으로 발표한 전국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후보의 리드폭은 10%포인트였고, 다른 기관들도 대체로 최소 5%포인트가 넘는 뚜렷한 격차를 내다본 바 있다.
아직 개표가 다 끝나지는 않았으나 2%포인트 미만의 차이는 그동안 여론조사들이 이른바 '샤이 트럼프'(숨은 트럼프 지지층) 유권자 규모를 다 잡아내지 못했음을 시사하는 결과일 수 있다.
그 결과 변명의 여지 없이 여론조사가 어긋난 결과를 내놓은 주(州)도 나왔다.
대표적인 핵심 격전지였던 플로리다주는 선거 전날 발표된 5개 여론조사 중 3개가 바이든 후보의 승리를 점쳤으나, 실제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이 3.4%포인트 차이로 바이든 후보를 눌렀다. 5개 조사 중 ABC방송과 워싱턴포스트(WP)의 공동조사와 서스쿼해나의 조사만이 트럼프 후보가 플로리다를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하이오주에서도 여론조사 결과가 빗나갔다고 볼 수 있다. 11월 1∼2일 발표된 4개 여론조사 중 2곳은 트럼프 대통령을, 나머지 2곳은 바이든 후보를 각각 지목해 팽팽한 흐름을 보였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트럼프 대통령이 8%포인트가 넘는 낙승을 거뒀다.
여기에 바이든 후보의 뚜렷한 우위가 예상됐던 북부 '러스트벨트' 3개주에서 초반 트럼프 대통령이 크게 앞서거나 박빙의 승부가 연출되면서 여론조사에 대한 대중의 믿음을 떨어뜨리고 있다.
그러나 여론조사 기관들이 4년 전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후보의 압승을 점쳤다가 망신을 당한 것처럼 이번에도 완전히 실패했다고 속단하기는 어렵다.
러스트벨트에 속하는 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주는 부재자 우편투표의 개표가 늦어지고 있어 막판 '바이든 몰표'가 쏟아져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97% 개표 완료된 위스콘신주와 90% 개표 완료된 미시간주는 바이든 후보가 근소 우위로 각각 역전한 상태이고, 플로리다와 함께 양대 핵심 경합주로 꼽힌 펜실베이니아주는 트럼프 대통령이 두자릿수대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개표율이 76%에 불과하다.
펜실베이니아주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60만표 가깝게 앞서 있으나, 아직 처리되지 않은 우편 부재자 투표가 130만표가 넘는다. 게다가 우편투표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훨씬 많이 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NYT)는 펜실베이니아주 국무장관실을 인용해 이날 새벽 기준으로 우편 부재자 투표 중 78%가 바이든 후보를, 21%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각각 표를 던진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만약 이 페이스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바이든 후보가 역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미시간주 국무장관도 "아직 개표되지 않은 부재자 투표가 수십만장 있다"며 미시간주에 부재자 투표 비율이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바이든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근소 우세할 것으로 예상됐던 애리조나주에서 실제로 82% 개표 기준 5%포인트차의 우위를 지키고 있다.
따라서 바이든 후보가 최종 개표 결과 러스트벨트 3개주와 애리조나주를 차지할 수 있다면 올해 여론조사들은 '절반의 성공'이라도 거둘 수 있고, 이들 4개주 가운데 한두 곳이 추가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넘어간다면 또다시 실패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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