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30년까지 연장하자’ 미국 제안에 러시아 “대러 제재 먼저 해제해야”
러시아와 미국이 오는 2024년 종료되는 국제우주정거장(ISS) 운용 시한 연장 문제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이 ISS의 운용 시한을 연장하자고 제안한 데 대해 러시아가 자국 우주기업에 대한 미국 측의 제재가 먼저 해제돼야 가능한 일이라고 요구하면서 설전이 벌어졌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 사장은 9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텔레그램' 계정을 통해 미국 측이 러시아 기업 제재 해제를 서두를 것을 촉구했다.
그는 전날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이 러시아 우주기업에 대한 미국의 제재에 대해 잘 모른다고 답한 데 대해 "미 대통령 대변인 사키가 러시아 우주기업들에 대한 미국의 제재에 대해 거의 아무것도 모른다고 시인했다. 이와 관련한 백악관의 생각이 무엇인지, 왜 이러한 제재가 취해졌는지 확인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빈정댔다.
미러 주요 현안에 대한 백악관 대변인의 '무지'를 꼬집으며, 미국 측의 조속한 러시아 기업 제재 해제를 압박한 것이다.
로고진은 이에 앞서 지난 7일 자국 의회에 나와 ISS 운용 계획에 관해 설명하며 러시아의 ISS 지속 참여는 미국이 러시아 우주기업들에 대한 제재를 서둘러 해제할 때만 가능하다고 발언했다.
그는 최근 빌 넬슨 미 항공우주국(NASA) 신임 국장과 얘기를 나눴으며, 넬슨 국장이 ISS 운용 시한을 2030년까지 연장하고 러시아가 독자 우주정거장을 건설하지 말 것을 장시간 설득했다고 전했다.
그는 "모든 것은 미국 파트너들의 손에 달렸다"면서 "만일 (러시아의 우주로켓분야 기업·연구소인) '프로그레스'와 '중앙기계제작연구소'(TsNIIMash)에 대한 제재가 조만간 해제되지 않으면 러시아의 ISS 탈퇴 문제는 미국 파트너들의 책임 영역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가 같이 일하려면 제재가 해제돼야 하고, 같이 일하지 않기로 한다면 러시아는 자체 우주정거장을 건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해 12월 군과 연계된 의혹을 받는 45개 러시아 업체들을 제재 목록에 올렸으며, 이 가운데는 러시아 우주 기업들도 포함됐다.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8일 로고진 사장의 발언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이 문제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국가안보팀에 물어보겠다"고 답했었다.
지난 1998년부터 미국과 러시아 주도로 건설되기 시작한 ISS는 현재 양국 외에 일본, 유럽국가 등 14개국이 참여해 공동 운영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ISS 참여국들은 현재 2024년으로 정해진 우주정거장 운용 시한을 2030년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러시아는 동시에 2024년 이후 ISS에서 탈퇴하고 독자 우주정거장을 건설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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