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국민 사과·기대 부응 다짐…곧바로 업무 파악하며 경영 활동 재개 시동
▶ 대통령도 “국익, 반도체·백신 역할” 언급…취업제한 이슈 속 보폭 넓힐 듯

(의왕=연합뉴스)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실형을 확정받고 복역해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광복절을 앞두고 13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가석방되어 걸어 나오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한국시간 기준) 가석방으로 출소한 직후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이 부회장 가석방에 대해 "국익을 위한 선택으로 받아들이며 엄중한 위기 상황에서 반도체와 백신 분야에서 역할을 기대하는 국민 요구가 많다"고 공식 언급을 내놓을 정도로 출소한 이 부회장에게 막중한 기대가 부여되고 있는 만큼, 이 부회장이 출소 당일 곧바로 업무 현안을 파악하며 사실상 경영에 복귀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출소했다. 지난 1월 18일 국정농단 사건 파기 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재수감된 지 207일 만이다.
이 부회장은 대국민 사과와 함께 "저에 대한 비난과 우려, 기대를 잘 알고 있다며 열심히 하겠다"는 소회를 밝혔다.
수감 기간에 충수염을 앓은 한 이 부회장은 이전보다 상당히 수척해지고 흰머리도 늘어난 모습이었다. 7개월 간 몸무게가 약 10㎏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짤막한 인터뷰를 마친 뒤 대기하고 있던 제네시스 승용차를 타고 서울구치소를 빠져나갔다.
이 부회장이 탄 차량은 이후 곧바로 삼성전자 서초사옥으로 향해 11시께 서초사옥에 도착한 모습이 취재진에 포착됐다.
이 부회장은 2018년 2월 석방 당시에는 출소 직후 삼성의료원에 입원 중이던 부친 고(故) 이건희 회장을 찾아간 바 있다. 또한 수감 기간에 건강이 상해있고 취업제한 이슈는 해결된 것이 아니라, 이 부회장이 출소 당일 고 이건희 회장이 잠든 수원 선영을 먼저 찾거나 자택에 가서 휴식을 취할 것이라는 관측도 많았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휴식 없이 출소하자마자 곧장 회사로 직행한 것은 그만큼 시급한 현안들을 챙기겠다는 강한 뜻을 드러낸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날 당장 전 사장단을 소집한 공식 회의를 주재한 것은 아니지만 집무실에서 일부 핵심 사업부 사장 등 경영진과 미팅을 하며 업무 현안들을 보고받고 파악하면서 경영 일선 복귀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초사옥 일정 후에는 한남동 자택으로 귀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회장의 구치소 출소 인터뷰 이후 모습은 언론에 직접 공개되지 않고 있으며 삼성 측은 이 회장의 구체 행보는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당장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초격차 지위를 갖기 위한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 과제가 산적하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의 20조원대 미국 파운드리 공장 건설 투자 프로젝트 확정이 임박해 있다.
평택캠퍼스 추가 투자, 인공지능 등 미래 사업 분야 인수합병 등도 이 부회장의 복귀와 맞물린 시장의 관심 사안이다. 삼성SDI의 미국 배터리 공장 진출도 조만간 가시화할 전망이다.
이날부터 광복절과 16일 대체공휴일까지 연휴가 이어져 이 부회장은 수일간 휴식을 취하고 가족들과 시간도 보낼 것으로 관측된다. 이 부회장은 이날 또는 연휴 중 이건희 회장의 수원 선영을 찾을 가능성도 크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도 이 부회장에 대한 역할을 주문하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앞으로 이 부회장의 경영 복귀와 행보에 더욱 큰 관심이 쏠린다.
문 대통령 언급처럼 반도체·백신 분야에서 이 부회장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가장 크다. 이에 따라 평택 반도체 사업장이나 삼성바이로직스의 백신 위탁생산 현장을 방문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일각에서는 대국민 신뢰 회복 의지를 강조하는 차원에서 17일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정기회의에 방문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는다. 19일에는 삼성물산 합병 관련 재판이 예정돼 있다. 프로포폴 혐의 첫 재판은 다음달 7일로 연기됐다.
또한 이 부회장이 명절 연휴를 이용해 해외 사업장을 찾은 전례가 많아, 9월 추석 연휴에 해외 출장을 갈 가능성도 점쳐진다. 가석방 상태에서 해외 출국을 위해서는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다.
다만 삼성 측은 이 부회장의 활동 복귀 일정과 관련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설명했다. 재계 관계자는 "취업제한 이슈는 정부가 해제해주지 않는 한 계속 안고 가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일단 불가피하다"며 "이 부회장이 코로나19 상황에서 국가 경제에 기여하라는 구원투수 역할을 주문받았으니 막중한 부담감을 안고 빠르게 경영 행보를 펼쳐 나가며 기대에 부응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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