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흑자규모 최대 2천400억달러 예상…유가 급등 덕분
▶ 경기침체에 따른 수입감소가 흑자규모 키울듯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대가로 서방 세계의 강도 높은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가 올해 역대 최대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쟁을 계기로 국제 유가가 급등한 덕분이기도 하지만 제재로 인한 내수 감소로 일종의 불황형 흑자를 보일 것이란 관측이다.
3일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러시아는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2천억∼2천400억달러(약 242조1천800억∼290조6천2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역대 최대 흑자였던 작년의 1천200억달러(약 145조3천100억원)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가장 큰 호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의 여파로 인한 국제 유가 상승세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올 1분기에만 33% 급등했다. 원유 수출국인 러시아가 고스란히 그 수혜를 보는 셈이다.
물론 서방 각국 정부의 제재와 기업들의 '자체 제재'로 러시아가 자국산 원유를 실어나를 선박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국제 원유 시장에서 중국과 인도 등 일부 '우호국'을 제외하고 매수에 나서는 이들이 없어 러시아산 원유는 염가에 판매되는 실정이다. 일부 외신에 따르면 우랄산 원유는 북해산 브렌트유보다 26%가량 낮은 가격에 팔렸다.
IIF는 그러나 이런 상반된 요인들을 감안하더라도 러시아의 3월 원유 수출액은 111억달러(약 13조4천400억원)로 사상 최대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추산했다.
즉, 러시아 경상수지 흑자의 원동력인 에너지 수입은 굳건하다고 IIF는 설명했다.
게다가 경기침체에 따른 내수 감소로 흑자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역사적으로 러시아의 경상수지 규모는 수출 부문에서는 에너지와 그 밖의 원자재가, 수입 부문에서는 가공상품이 결정한다고 IIF는 설명했다.
이 중 수입 면에서는 제재로 내수가 급감, 가공상품 수입이 줄어들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IIF는 올해 러시아 경제 규모가 작년보다 1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가 금융시장 이코노미스트 24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18∼23일 실시한 설문에서는 러시아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가 평균 -9.6%로 집계되기도 했다.
이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로 국제 원자재 가격이 폭락해 러시아가 -7.8%의 성장률을 기록한 2009년보다 더 나쁜 수준이다.
그만큼 올해 러시아 사상 최악의 경기침체가 예고된 셈인데, 경상수지 흑자는 역대 최대로 전망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지는 형국이다.
이는 서방 제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로 경화(국제결제에 사용될 수 있는 통화) 유입이 유지될 것임을 의미한다고 IIF는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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