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권단체 ‘성폭행 전쟁무기화’ 전범사례 주장
▶ 아이·어른남자도 표적… “피해진술은 ‘빙산의 일각’일뿐”

우크라이나 마리우폴 거리를 순찰하는 러시아 군인 [로이터=사진제공]
"러시아군이 민간인을 쏘는 정도인 줄은 몰랐다. 그들이 최소 여성과 아이들은 건들지 않길 바랐지만 그 반대였다."
러시아군에 살해당한 딸을 떠나보낸 안드리 데레코는 22일(현지시간) CNN방송에 22살이었던 딸 카리나 예르쇼바가 러시아군에 성폭행당했다고 말했다.
예르쇼바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막 수도 키이우로 접근하기 시작했을 때 인근 부차에 머물러있었다. 그곳을 벗어나라는 아버지한테는 전쟁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안심시키며 남기로 했다.
지난달 초 러시아군이 부차를 포위했을 때 예르쇼바는 친구 두 명과 함께 아파트에 숨어서 지내고 있었다. 그러다 가족에게 인근 슈퍼마켓을 가려고 아파트를 떠났다고 한 이후 연락이 끊겼다.
결국 어머니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딸 소식을 수소문했고, 딸과 비슷한 문신을 가진 여성 시신 사진이 한 텔레그램 계정에 올라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러시아군이 부차에서 철수한 이후 무참히 살해된 시신들이 무더기로 발견되자 이들의 신원을 확인하려는 한 형사가 만든 계정이었다.
경찰은 가족에게 예르쇼바가 러시아군에 살해됐고 강간을 당했을 수 있다는 사실도 전했다.
데레코는 러시아군이 딸의 다리를 먼저 총을 쏴서 못 움직이게 한 뒤 살해했다고 CNN에 말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국민의 저항 의지를 꺾기 위해 의도적으로 성폭행을 이용한다고 지적했다.
피해자와의 상담 전화를 담당하는 심리학자 알렉산드라 크비트코는 침공 이후 성폭행 접수사례가 급격히 늘었다고 설명했다.
크비트코는 "지금 몇 주만에 50건이 접수됐는데 여기엔 여성뿐 아니라 남녀 어린이, 성인 남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인 사기를 꺾고 저항정신을 무너뜨리기 위해 성폭행을 의도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장에서 일하는 전문가들은 아직 외부에 공개되지 못한 러시아군의 성폭행 사례가 많은 실정이라고 말한다.
전쟁 트라우마로 고통받는 우크라이나인에게 무료 상담을 제공하는 심리학자 바실리사 레브첸코는 키이우 지역에서 러시아군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여성 50여명과 이야기했다고 한다.
레브첸코는 "러시아군은 자신들이 지배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려고 할 수 있는 모든 걸 하고 있다"며 "강간도 이 도구 중 하나고 우크라이나 국민을 완전히 경멸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레브첸코는 그러면서 성폭행 피해자 상당수가 아직 우크라이나 당국이나 국제사법기관에 말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일단 치유가 필요한 상태라고 전했다.
실제 이날 안드리 네비토우 키이우주 경찰청장은 강간 의심 사례를 1건밖에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네비토우 경찰청장은 "다른 사람들한테 (강간) 관련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막상 여성들과 이야기하면 이런 정보를 확인하거나 부정하는 것을 거부한다"고 설명했다.
분쟁 관련 성폭력을 연구하는 인권단체 '모든생존자프로젝트'(ASP) 설립자인 차루 라타 호그는 전쟁 도중 일어나는 강간, 강제 성매매 등은 전쟁 범죄로 간주되고 국제인권법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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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메리카발 가짜뉴스말고 러시아발뉴스도 좀 내보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