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곤 시민들 복면 쓰고 기습 시위, “우리는 결코 겁먹지 않는다” 구호
▶ 승려·소수민족 반군세력까지 동참
미얀마인들이 다시 일어섰다. 군부의 집권을 반대한 민주화 운동가들을 사형시킨 쿠데타 군부에 맞서기 위해서다. 소수민족 반군도 결사항전에 나섰다. 국제사회도 군부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군부는 요지부동이다. 여전히 귀를 막은 이들은 저항 세력 억압에만 힘을 쏟았다. 군부 쿠데타가 발발한 지 26일로 541일째. 미얀마는 ‘민주화의 봄’을 불러들이기 위한 격동의 시간으로 들어서고 있다.
미얀마 군부는 표 제야 또(41) 전 국회의원과 반군부 활동가 초 민 유(53) 등 4명에 대한 사형을 23일 집행했다. 미얀마의 사형 집행은 46년 만이다.
힙합 가수였던 또 전 의원은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최측근 출신으로, 지난해 2월 군부 쿠데타 발발 이후 반정권 시위를 주도하고 도심 게릴라 저항세력을 육성했다. 지난해 11월 체포돼 국가반역 혐의로 기소됐다. 유는 1988년 반독재 민주화 시위를 이끈 죄목으로 21년간 정치범으로 복역했다.
군부 재판부는 올해 1월 이들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쿠데타를 일으킨 지 일 년이 지났음에도 민심의 저항이 그치지 않는 데 대한 경고의 의미였다. 당시 군부는 소수민족 반군의 격렬한 무장저항과 주요 군부 인사에 대한 테러로 곤욕을 치르고 있었다.
사형 집행에 대한 분노는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을 집어삼켰다. 군부가 수도 네피도를 장악한 상황에서 양곤은 반군부 운동의 중심지로 떠올랐고, 시민들은 25일부터 복면을 쓰고 기습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의 구호는 “우리는 결코 겁먹지 않는다!” 올해 두 살 난 아기까지 죽인 군부에 항의하기 위해 열린 ‘222222 민주화 시위’ 이후 6개월 만의 집단 봉기다.
불교 국가인 미얀마에서 신성시되는 승려들까지 시위에 동참했다. 수도원에서 생활하는 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시위 구호가 적힌 푯말을 든 사진을 올리며 힘을 보태고 있다. 사형된 민주 운동가들이 생을 마감한 인세인 교도소의 수감자들도 시위에 동참했다. 교정당국이 시위 주동자 15명을 독방에 가두고 외부 면회를 전면 차단하고 있지만, 수감자들의 구호는 끊이지 않았다.
군부의 사형 집행은 자충수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군부가 가장 두려워하는 강적인 아라칸군(AA)을 불러들였기 때문이다. 정부군과 산발적인 교전을 해오던 아라칸군은 12개 미얀마 소수민족 반군 중 가장 강력한 전투력을 갖춘 무장세력이다.
아라칸군 관계자는 “민주 운동가를 처형한 어리석은 행위는 아라칸군의 용감한 영웅들을 전장으로 끌어들였다”며 “군부는 이제 죽음을 각오한 아라칸군을 상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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