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기제조사·총포상·피의자 부친 상대…법원에 배심원재판 요구
지난 7월 독립기념일에 시카고 교외도시 하이랜드파크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의 피해자와 유족들이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28일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하이랜드파크 총기참사 사망 피해자 3명의 유족과 부상자 10여 명은 이날 관할 사법기관인 쿡 카운티 법원에 총기제조사 '스미스 앤드 웨슨'(S&W), 총포상 2곳, 총기 난사 피의자인 로버트 크리모 3세(22)와 그의 아버지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장을 제출했다.
이들은 소장에서 "충분히 예측 가능하고 막을 수 있었던 참사였다"며 "총격범은 S&W의 기만적이고 부도덕한 마케팅에 영향받기 쉬운 미성숙한 소비자였다. 그리고 그의 아버지가 사실상 범행을 가능하게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검찰이 크리모를 기소해 추진하는 형사 재판과 별개로 '일리노이주 소비자 보호법'에 의거한 민사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다.
피소된 S&W는 크리모가 범행에 사용한 반자동 소총 'M&P15'를 제조·판매한다.
크리모는 지난 7월 4일, 가족과 함께 사는 하이랜드파크의 독립기념일 축하 퍼레이드 행사장에서 군중을 향해 이 총을 난사, 7명의 목숨을 빼앗고 48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와 유족들은 "S&W은 폭력적 비디오게임을 이용해 젊고 충동적인 남성들에게 공격용 소총을 마케팅한다"며 "지난 10년간 수많은 총기난사범들이 S&W 총기를 범행에 사용했다는 것을 알면서도 판촉 캠페인을 멈추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S&W이 영리를 위해 폭력을 조장하고 있다"면서 "크리모는 여러 자루의 총을 가지고 있었으나 하이랜드파크 사건에 M&P15를 사용했다. 폭력 최대화 적합성 때문에 이 총을 선택했다"고 주장했다.
그외 크리모가 온라인으로 총기를 주문한 켄터키주 렉싱턴의 '버즈 총포상', 크리모가 19세이던 2020년 7월 버즈 총포상에 주문한 총기를 픽업한 쿡 카운티 소재 '레드닷암스 총포상'도 소송 대상이다.
이들은 "두 총포상 모두 크리모에게 공격용 소총을 팔아서는 안됐다"며 "대금청구서에 드러난 크리모의 주소지가 하이랜드파크이기 때문"이라고 진술했다.
하이랜드파크는 2013년 반자동 총기류와 10발 이상 대용량 탄창의 거래 및 소지를 금지하는 자체적인 총기규제법을 제정했다.
크리모의 아버지 로버트 크리모 주니어에 대해서는 자살 시도 및 가족 살해 위협을 가한 일이 있는 미성년자 아들이 총기면허를 발급받고 총기를 구매할 수 있도록 동의서를 써준 데 대한 책임을 묻고 있다.
피해자와 유족들은 법원에 배심원 재판을 요구했다.
손해배상 청구금액은 명시하지 않았으나 시카고 선타임스는 전국적 영향력을 갖는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2012년 12월 코네티컷주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의 피해자 유가족도 코네티컷주 소비자 보호법을 근거로 총기 제조사 '레밍턴 암스'(Remington Arms)를 제소, 지난 2월 7천300만 달러(약 1천억 원) 배상금 지급 합의를 끌어낸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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