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당 ‘전술핵 재배치’ 등 공론화 속 미국 ‘핵우산 실행력 강화’에 방점
▶ 정부도 한미연습·전략자산전개 등 6개 범주서 확장억제 개선 논의중
북한이 지난달 선제 핵 공격 등의 핵 운용 교리(핵 독트린)를 법으로 못 박고 미사일·방사포 발사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더해 북한이 7차 핵실험 준비까지 마친 상태여서 북핵에 대한 한미의 억지력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정치권 안팎에서 분출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북핵 억지력과 관련해 두 가지 갈림길에 섰다. 미국이 제공하는 ‘핵우산’을 강화하거나 스스로 ‘핵무장’을 하는 방안이다. 이 중 핵우산 강화 방안은 ‘확장 억제’ 실행력 제고, 전술핵 재배치, 한미 간 혹은 다자간 핵 공유 등으로 구분될 수 있다.
■핵우산 실행력에 무게 두는 한미
한미는 현재 핵무장보다는 미국의 핵우산 공약 실행 능력을 높이는 쪽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미국의 핵우산 공약은 동맹국의 지정학적 상황 등에 따라 핵무기 배치, 핵 공유, 확장 억제 등의 방식으로 이행된다.
핵무기 배치란 동맹국 영토 내에 전술핵무기를 전개해 현지 주둔 미군이 운용하게 하는 방식이다. 주한미군은 1958년 1월부터 1991년 12월까지 전술핵무기(주로 B61 계열 핵폭탄)를 한반도에서 운용했다. 1989년 소련 붕괴 이후 냉전 구도가 깨지면서 미국의 전술핵무기도 1992년 전면 철수됐다. 북한의 핵 위협이 최근 한층 고도화됨에 따라 주한미군에 전술핵무기를 다시 배치해야 한다는 의견이 여당 내에서도 나오고 있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에 대비해 여러 대응 옵션의 하나로 (우리 정부 내에서) 고려되기는 했지만 미국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원칙이 확고해서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확장 억제는 미국이 운용하는 전술핵무기 및 재래식무기 등으로 동맹국을 지켜주겠다는 공약이다. 확장 억제 체제에서도 핵무기는 미군의 투발 수단(전략폭격기·핵잠수함·미사일 등)에 탑재돼 미군이 운용한다. 다만 미국의 전술핵무기는 동맹국에 배치되지 않고 역외의 미군기지 등에 배치됐다가 유사시 신속히 동맹국 영토나 인근에 전개된다. 유사시 미국 본토나 괌 기지에서 미국의 핵무기를 비롯한 전략자산들을 적시에 한반도에 전개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구심이 제기돼왔다. 한미가 현재 협의 중인 확장 억제 강화 방안은 이 같은 불신부터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그런 차원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식 핵 공유를 벤치마킹할 필요성이 대두된다. 핵 공유는 미국이 전술핵무기를 동맹국과 함께 운용하는 것이다. 평시에는 미군이 전술핵무기를 보관하다 유사시 독일 등 나토 회원국이 전술핵을 인계 받아서 자국 전투기 등에 탑재해 적에게 핵 보복을 가한다. 미국과 나토 회원국들은 핵기획그룹(NPG) 등을 통해 조율함으로써 핵우산 작동의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현재 확장 억제 개선을 위해 총 6개 범주(정보 공유, 공동 기획, 위기 협의, 연합 연습, 전략자산 전개 등 포함)에서 미국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사실상 NPG를 벤치마킹하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자위권 차원의 핵무장 가능할까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독자적 핵무기 개발도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정치권 및 군 안팎에서 제기된다. 임호영 전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은 “북한의 핵 위협이 긴박한 만큼 여러 대응 방안 중 하나로 핵무장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핵무기 개발은 핵 물질(플루토늄·우라늄 등)을 확보해 정련·농축한 뒤 이를 폭파시킬 기폭 장치 등과 함께 미사일 탄두나 폭탄 등의 형태로 제작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현재 국내에서 무기급 핵 물질로 고농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미 원자력협정에 따라 우리나라는 20% 미만으로만 저농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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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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