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제국 박정양 초대 주미공사 부인 ‘양주 조씨 묘지’
▶ 마크 피터슨 브리검영대 명예교수 40여년 만에 반환

17일 주미대한제국공사관에서 열린 특강에서 마크 피터슨 교수가 청화백자에 새겨진 ‘양주 조씨 묘지’(작은 사진)를 소개하고 있다.
한미수교 140주년 기념 행사의 일환으로 워싱턴 DC 로건 써클에 위치한 주미대한제국공사관(관장 김상엽)에서 ‘초대 주미공사 박정양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깨진 백자에 파란 글씨로 써내려간 ‘양주 조씨 묘지’가 눈길을 끈다. 묘지(墓誌)는 죽은 사람의 이름, 신분, 경력 등을 기록한 글로 도자기나 돌에 새겨 함께 매장한다. 양주 조씨(1842~1892)는 박정양의 정부인이다.
청화백자로 만들어진 ‘양주 조씨 묘지’는 한국사 전문가인 마크 피터슨 브리검영대 명예교수가 소장했던 것으로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한국의 반남 박씨 후손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공사관은 17일 피터슨 교수를 초청해 특별강연회를 개최했다.
피터슨 교수는 “1980년대 한국의 인사동 거리에서 우연히 묘지를 발견하고 청화백자의 아름다움에 반해 바로 구입했다”며 “깨진 도자기라 골동품으로서의 가치가 없어 헐값에 구입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인터넷도 없던 시절이라 인명대사전을 통해 호조판서를 지낸 박정양의 부인 양주 조씨의 묘지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무엇보다 최초의 주미공사 부인이라는 것이 더욱 의미있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피터슨 교수는 “처음에는 지인들에게 자랑하기 위해 거실에 전시해 놓았으나 사당에 모시는 신위(神位)처럼 묘지에는 돌아가신 분의 영혼이 담겨 있다고 생각하니 창피함을 느꼈다”며 “이후에는 더 이상 전시하지 않고 서랍 속에 40년 넘게 간직하다 이제야 주인을 찾아 돌려주게 됐다”고 시원섭섭한 감정을 전했다.
피터슨 교수는 브리검영대에서 아시아·인류학으로 학사 학위를 받고 하버드대에서 동아시아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한국 풀브라이트재단 디렉터, 브리검영대 교수, 미국 아시아학 협회 한국학 위원회 회장, 유네스코가 발행하는 ‘코리아 저널’ 편집장 등을 역임했다. 최근에는 유튜브 채널 ‘Frog Outside the Well(우물 밖의 개구리)’를 운영하며 이를 단행본으로 묶어 출판해 3달 만에 3쇄를 찍어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
<
유제원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