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링컨센터 첫 ‘코리안 위크’에 록펠러센터도 한국 주간…K컬처 확장 가능성 확인
서울시무용단의 ‘일무(One Dance)’ 공연팀이 20일 뉴욕시 링컨센터 데이비드 H. 코크 극장에서 공연하고 있다. 2023.7.21 [세종문화회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한 주간 뉴욕 문화계의 주인공은 한국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 공연예술의 심장부인 링컨센터와 뉴욕의 상업·관광 중심지인 록펠러센터가 동시에 한국을 테마로 각종 공연, 전시, 이벤트를 진행해 뉴요커들의 시선을 모았다는 점에서다.
한류의 선봉장인 K팝과 드라마를 넘어 전통을 기반으로 한 무용극과 미술 등으로 장르가 풍부해졌다는 사실도 주목할 만하다.
무엇보다 링컨센터는 연례 여름 축제 '서머 포 더 시티'의 일환으로 19∼22일 한국 문화·예술 특집 페스티벌인 '코리안 아츠 위크'를 별도 개최해 달라진 K컬처의 위상을 실감케 했다.
링컨센터가 '서머 포 더 시티'에서 특정 국가의 문화를 다각도로 조명하는 특집 기획을 마련한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지난해 뉴욕한국문화원과 함께 K-인디 나이트, K팝 사일런트 디스코 등 몇몇 행사를 산발적으로 진행한 것과 달리 올해는 '코리안 아츠 위크'라는 테마 아래 한국 문화 이벤트들을 집중 개최할 수 있었다.
가수 백예린의 공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으로 막판 불발된 것이 아쉬웠지만, 크라잉넛과 세이수미가 2천명 관객을 열광시켰고 K팝 DJ가 이끄는 디스코 축제가 뉴요커들의 흥을 돋웠다. 국악과 현대 클래식 공연은 물론 봉준호 감독의 '괴물' 야외 상영회도 펼쳐졌다.
백미는 20∼22일 열린 서울시무용단의 '일무'(One Dance) 공연이었다. 종묘제례악의 의식무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생소한 작품이 과연 뉴욕에서도 통할 수 있을지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1천800석 매진에 성공하며 전원 기립박수를 이끌어냈다.
첫날 공연이 끝난 뒤 여성 관객 토마 조이는 연합뉴스에 "오늘 밤 새로운 문화 세상으로 안내받은 것 같은 느낌"이라면서 "차원이 다른 댄스였다. 잊지 못할 공연"이라고 극찬했다.
'서머 포 더 시티' 프로그램 중 유일하게 '일무'만 유료 공연으로 편성한 링컨센터의 판단이 옳았던 셈이었다.
록펠러센터가 진행 중인 '셀러브레이트 코리아 앳 록펠러센터' 프로그램은 오히려 링컨센터 행사보다 더 많은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을지 모른다.
워낙 유동인구가 많은 곳인 만큼 마찬가지로 19∼22일 록펠러센터가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진행한 '코리아 위크' 행사를 통해 수많은 뉴요커가 한국의 푸드, 패션, 뷰티, 웰니스를 체험할 수 있었다.
특히 K푸드의 인기와 관련해 김장실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최근 특파원들과 만나 "대중문화 한류에서 생활문화 한류로 옮겨가고 있다. 초기에 드라마부터 K팝이 주도한 한류가 이제 음식, 뷰티 등 생활문화까지 가세한 '4.0 시대'가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덜했던 K미술의 저력도 만만치 않다.
록펠러센터 입구 채널가든에 지난달부터 우뚝 선 이배 작가의 6.5m 대형 숯 조각 '불로부터'(Issu du Feu)는 맨해튼 5번 애비뉴를 지나는 수많은 관광객과 행인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유명 현대미술 작가의 작품을 주로 선보이는 채널가든에 한국 작품이 전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록펠러센터에 전시된 한국 현대미술은 '불로부터'만이 아니다. 록펠러센터는 조현화랑과 함께 이배 작가 외에 단색화 거장 박서보와 윤종숙, 입양 작가 진 마이어슨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특히 박 화백의 작품은 삼성전자 4K해상도 146형 '더월 올인원'을 통해 디지털로 전시돼 주목된다.
유명 웹툰 작가 조석, 나윤희, 조현아와 영화감독 박찬욱의 그림 작품도 록펠러센터에 걸렸다. 글로벌 아트 플랫폼 '아비투스 어소시에이트'가 주최한 '디스커버리: 12 컨템포러리 아티스트 프롬 코리아' 기획전이 바로 그 무대다.
이밖에 2023 뉴욕아시안영화제에서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한국영화 특별전'을 진행 중이고, 앞서 지난 14일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솔로 데뷔곡 '세븐'을 공개한 방탄소년단(BTS) 정국을 보러 소녀팬들이 며칠간 노숙을 해 화제를 모았다.
글로벌 현대 문화의 수도로 꼽히는 뉴욕에서도 한국 문화가 주류 사회로 진입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한 주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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