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기 후 숨 차거나 가슴 답답하면 심근염 의심
감기 바이러스는 대개 코 점막에서 시작해서 호흡기를 타고 내려가면서 각종 호흡기계 합병증을 유발한다. 바이러스에 따라서는 위장을 선택적으로 감염시키기도 하고, 심장을 공격해 증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대형 로펌에서 일하는 S 모 씨는 30대 초반으로 평소 감기 한 번 앓은 적이 없는 건강한 사람이다. 하지만 일주일 전부터 열이 나고 전신이 쑤시고 아팠으며 목이 쉬고 기침이 났다. 그는 감기라고 생각하고 약국에서 감기약을 사먹었다.
또 감기에는 휴식이 제일이라는 통념에 따라 며칠간 집에서 푹 쉬었다. 그런데 이틀 전부터는 열도 떨어지고 전신이 아픈 증상은 좋아졌는데 숨이 조금씩 차고 가슴이 답답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덜컥 무서운 생각이 들어 병원을 찾았다. S 씨는 지금까지 앓은 질병이 없고 담배나 술도 전혀 하지 않고 일과 후나 주말에 조깅이나 테니스를 하면서 건강관리를 잘해왔다.
S 씨를 검진하자 혈압과 혈중 산소 농도는 정상이었다. 맥박이 조금 빨랐고 폐음은 정상이었지만 심장 청진상 제3 음이 저명하게 들리는 것이 특징이었다. 가슴 엑스선 사진은 정상이었고 심전도상 T파가 비정상적인 것 외에는 정상 소견이었다.
일단 S 씨가 심장 질환의 위험이 낮은 30대 초반이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해왔으며 최근 바이러스로 추정되는 감기를 심하게 앓았고 약간의 심전도 이상 이외에는 이학적 검사가 정상이었기에 바이러스성 심근염으로 잠정 진단했다. 증상 치료만 하고 2주 후에 다시 심전도 검사를 하기로 하고 집으로 돌려보냈다. 그 후 S 씨는 상태가 좋아졌고 2주 후 검사에서는 심전도가 정상으로 되돌아왔다.
바이러스성 심근염(心筋炎)이란 글자 그대로 바이러스가 심장 근육을 침범해서 생기는 병이다. 흔한 바이러스로는 콕사키 바이러스 등이 있으며, C형 간염 바이러스도 심근염을 일으킬 수 있다. 감기 몸살 증상이 선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심하게 피곤한 증상을 느끼거나 숨이 차고 가슴이 답답한 증상을 느낄 수 있다.
증상이 심하지 않을 때는 검사상에는 정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므로 진단은 주로 잠정 진단으로 추측해서 한다. 심근염을 심하게 앓는 경우 진단 목적으로 심장 근육의 조직 검사를 해야 한다.
치료는 다른 바이러스 질환처럼 바이러스 감염 초기에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는 것이 중요한데 대부분은 질환이 진행된 상태에서 오기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바이러스성 심근염은 주로 바이러스성 기관지염이나 폐렴처럼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드물게 부정맥이나 심부전 등의 심한 부작용을 유발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감기 후에 숨이 차거나 가슴이 답답한 증상 등이 나타나면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이영직 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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