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놀이 햇살을
풀어 놓는다 풀어진 햇살이
물길 따라 흘러오면 물은
저 있던 자리를 산에게 내준다
바람이 우악스럽게 움켜쥐고
흔들어도 까딱하지 않는
물 그림자
구름은 한가로이 물에 떠다니고
고기들만이
나뭇가지를 딛고 하늘 위를
오르내린다
비켜라, 비켜
놋대 들고 호령하는 거룻배
뱃길이 내버린 물결을
산이 고르게펴서 손질을 한다
저녁 놀이 햇살을 거두어
돌아가면 산도
새들을 데리고 말없이
제 집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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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30년이 지났다. 문학세계 등단 작품인 이 시가 나의 책에 실려 나왔을 때 한국 문단의 기라성 같은 평론가들과 국문학 교수들, 그리고 문인들과 독자들이 보내준 편지들은 시인으로 서너 발자국을 띤 나에게는 감동 그 자체였다.
고향의 물 미호천을 찍은 물 그림자 사진을 놓고 써 내려간 시가 본질적 서정시의 진수라는 평을 받게 될 줄은 몰랐다. 아침놀이 연한 어린 햇살로 태어나 강렬한 붉은 저녁놀을 한번 피어내고 죽음이라는 밤을 맞기까지 한 사람의 인생의 고난, 평안함, 그리고 상처와 용서를 물 그림자라는 시로 표현한 글이다. 최근 이 시를 읽은 어느 작가께서 왜 이런 시가 지금까지 묻혀있느냐는 말씀에 오래전 책에 발표된 글이지만 한국일보 독자들과 나누고자 지난날 문인들에게서 받았던 평론도 함께 실어본다.
‘물 그림자'는 언어와 기교가 시를 읽는 은총을 만끽하게 한다. 정말 영원히 기억하고 싶은 작품이다. -L 교수
남 시인의 ‘물 그림자'는 언어와 질감이 본질적 서정시의 백미이다.
-J일보
어찌 그리도 펄펄 넘쳐나는 시어들인지 감격 감격입니다. 두고두고 마음을 헹구렵니다. -J시인
‘물 그림자'는 아무에게나 나올 수 없는 신필의 경지이다. 그때가 37세라니 놀랍다. -P작가
저는 어느 세월에 ‘물 그림자' 같은 시를 쓰는 경지에 이를까요. 정말 부럽고 존경스럽니다. K시인
남 시인의 ‘물 그림자'는 서정시의 정수로 ㅁㅁ완숙의 경지에 다다른 시 세계를 이루어 놓았다.
-L평론가
‘물 그림자'는 ‘천의무봉'이다. 깔끔하게 자신을 통제된 시어를 보았다. -M시인
‘물 그림자'는 맑고 아름다운 서정의 세계가 그야말로 서정시의 정수를 보여준다. -L시인
언어 감각이 매우 뛰어난 작품이다. -C교수
너무 아름답고 빈틈이 없어 그저 감탄이 절로 나온다. -M시인
삼십 대에 고향의 강물이 선물로 준 시 ‘물 그림자' 이 시를 읽는 한국일보 독자들께서 때론 우악스러운 바람이 움켜쥐고 흔드는 어려움이 와도, 노로 때려가며 무시당하고 상처를 받는 일이 있어도 움직임 없는 산 그림자처럼 묵묵히 살아가시기를 소망한다. 이 시를 신춘문예에서 심사하신 L 교수님은 본인 자신의 상처받은 마음에 큰 위로가 되어 영원히 이 시를 기억하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다.
<
남현실 락빌 /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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