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단체 집결 “평범한 시민의 혁명…내란외환 완전 종식”
▶ 李대통령은 불참… ‘태극기’도 200명 모여 “계몽절” 주장

비상계엄 1주년, 국회의사당 앞 도로에 모인 시민들(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열린 ‘12·3 내란·외환 청산과 종식, 사회 대개혁 시민 대행진’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응원봉을 들고 있다. 2025.12.3
12·3 비상계엄 1년인 3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은 체감온도 영하 12도의 강추위에도 '응원봉'들이 가득찼다.
진보단체 1천741개가 소속된 내란청산·사회대개혁 비상행동 기록기념위원회(비상행동)는 오후 7시 국회의사당역 앞에서 '12·3 내란외환 청산과 종식, 사회대개혁 시민대행진'을 열었다.
경찰 비공식 추산 1만1천명이 이 자리에 참석했다. 애초 예상됐던 3천명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참석을 예고했던 이재명 대통령은 경호 사정으로 불참했다. 경찰은 "구체적인 위해 첩보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내란청산' 등의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친 참석자들은 1년 전 이날 밤 국회 앞에서 계엄군을 막은 시민의 힘을 기억하고 '내란'의 잔해를 넘어 사회 개혁을 이뤄내자고 말했다.
발언자로 나선 시민 유하영씨는 "혁명은 영웅이 아니라 평범한 시민들이 이끈다는 것을 광장에서 배웠다"며 "'다시 만난 세계'를 향한 기대를 기억하고, '윤석열 너머'로 함께 나아가자"고 외쳤다.
시민 이주원씨는 "새 정부에게 바라는 것은 완전한 내란 세력 척결"이라며 "아직도 내란에 가담한 자들과 정당이 아무런 책임 없이 사회를 활보한다. 새로운 사회대개혁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집회 측은 결의문도 채택해 함께 낭독했다. "앞으로 완전한 내란외환 종식과 사회대개혁 실현을 위해 행동하자"는 등의 내용이다. 이들은 오후 8시 50분쯤 집회를 마친 뒤 약 1.5㎞ 떨어진 국민의힘 당사로 행진했다.
참석자들은 민주주의의 상징이 된 각양각색의 '응원봉'도 들었다. 촛불 모양의 발광 머리띠를 하거나,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탈을 쓴 참석자도 눈에 띄었다.
초등학생 딸과 함께 집회에 온 김길동(54)씨는 "작년 이맘때 계엄이 일어난 뒤 여기에 있었다. 그때 복장 그대로 나왔다"라며 "1년이 다 되도록 윤석열을 비롯해 처벌받는 사람이 없어 통탄스럽다"고 했다.
손자 둘과 함께 나온 윤정옥(58)씨는 "오늘은 윤석열이 내란을 일으켜 무너질 뻔한 민주주의를 국민들이 이겨내서 기념하는 날"이라며 "아이들에게 역사적인 현장을 보여주고 싶어서 왔다"라고 말했다.
강추위에 집회에 나선 시민들은 롱패딩을 입고 털모자, 귀마개, 장갑 등으로 꽁꽁 싸맨 모습이었다. 은박 담요를 두른 이도 보였다.
일부는 집회를 마친 뒤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비상계엄 해제 1주년 기억행사'에 참석해 당시 상황을 되새기는 미디어 파사드가 본관 외벽에 투영되는 모습을 관람했다.
비상행동 집회의 길 건너편에서는 보수단체들의 '12·3 계몽절 집회'가 열렸다. 자유대학과 신자유연대 회원 등 오후 8시 기준으로 약 200명이 자리했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이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정당하다고 주장하며 "윤 어게인" 등의 구호를 외쳤다. 1년 전 비상계엄 선포 시각에 맞춰 계엄 선언문을 읽거나 "제2차 계엄을 선포한다"라며 퍼포먼스를 했다.
집회에 참여한 고등학교 3학년 손수영(19)양은 "날씨가 춥지만 나라가 안 좋아지고 있어서 바꾸려고 나왔다"라며 "사람들에게 계엄의 합법성을 알리는 게 목적"이라고 말했다.
다른 참석자 이모(32)씨는 "계엄을 불법이나 내란으로 규정짓고 국민 절반의 의견을 묵살해 항의 차원으로 나왔다"라며 "우리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 달라"라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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