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화이트칼라 전문직 취업난이 장기화되면서, 명문 경영전문대학원(MBA) 졸업생들마저 구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미국 MBA 구직시장이 1년 넘게 침체 상태에 빠져 있으며, 다수 명문대의 취업 성과가 코로나19 이전보다 오히려 악화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 졸업한 MBA 졸업생 가운데 졸업 3개월이 지나도록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비율은 듀크대 푸콰 경영대학원 21%, 미시간대 로스 경영대학원 15%에 달했다. 이는 2019년 듀크대 5%, 미시간대 4%와 비교하면 크게 악화된 수치다.
조지타운대 맥도너 경영대학원 역시 졸업 3개월 후 미취업 비율이 2019년 8%에서 2024년 16%, 2025년에는 25%까지 치솟았다. MBA 졸업장이 더 이상 ‘취업 보증수표’가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이유다.
실제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노스캐롤라이나대 채플힐에서 MBA를 받은 존 부시(33)는 뉴욕 금융권 취업을 목표로 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해 지원 지역을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으로 넓혔고, 최근에는 파리 체류 후 명품 소매업까지 고려하고 있다. 그는 “MBA 이전보다 연봉이 낮은 제안도 있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받아들일 가치가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기업들이 화이트칼라 채용에 극도로 신중해진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미국에서 늘어난 월평균 신규 일자리는 약 4만9천 개로, 최근 20여 년 사이 경기침체기를 제외하면 최저 수준이었다. 늘어난 일자리 대부분이 의료•보건 분야에 집중돼 MBA 졸업생들이 선호하는 금융•컨설팅•테크 분야와는 거리가 멀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다만 모든 학교가 부진한 것은 아니다. 적극적인 네트워킹과 인공지능(AI) 활용에 나선 일부 명문대는 상대적으로 나은 성과를 냈다. 컬럼비아대의 경우 졸업 3개월 후 미취업률이 10%로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낮아졌고,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역시 AI 기반 취업 매칭 시스템을 도입해 미취업률을 23%에서 16%로 낮췄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이 수치들 역시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MBA 시장도 구조적인 변화 속에서 새로운 전략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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