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검 부장·일선 지검장 상당수 교체…반발 성명 검사장도 연수원행
▶ ‘서해피격 항소’ 중앙지검 차장도 승진 제외…경고성 인적쇄신 관측
22일(이하 한국시간) 단행된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서 법무부 주요 보직과 일선 지검장, 대검찰청 간부들이 대거 교체된 것을 두고 검찰 안팎에서는 '내부 기강 잡기' 성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 당시 노만석 검찰총장 대행에게 사퇴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진 대검 간부들을 '한직'으로 인식되는 법무연수원으로 대거 좌천 발령함으로써 검찰 지휘부에 경고성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이날 대검검사급 검사 인사에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발령된 검사장 7명 중에는 장동철 대검 형사부장과 김형석 대검 마약·조직범죄부장, 최영아 대검 과학수사부장 등 대검 간부 3명이 포함됐다.
이들은 작년 11월 노 대행의 대장동 민간업자 비리 사건 항소 포기 결정으로 내부 반발 여론이 거세지자 거취를 고민하던 노 대행에게 사퇴 결단을 내려달라고 강력히 촉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장동 항소 포기 반발 성명에 이름을 올린 박현준 서울북부지검장, 박영빈 인천지검장, 유도윤 울산지검장, 정수진 제주지검장 등 4명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밀려났다.
이들 대부분은 지난해 6월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검찰 인사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한 인사들이다.
결국 이재명 정부 들어 검사장으로 승진하거나 주요 보직에 보임됐다 하더라도 윗선의 결정에 '항명'할 경우에는 언제든 한직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경고성 메시지를 던진 인사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지금 비록 검찰총장이 공석인 총장 대행 체제이기는 하나 대검 참모진을 한꺼번에 3명이나 일거에 좌천성 발령 내리는 것은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그만큼 일선 검사들에게는 정부 방침에 '거스르면 찍힌다'는 강력한 신호를 던진 것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많다.
이러한 좌천성 인사는 검찰 안팎에서 어느 정도 예견돼왔다. 앞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을 기존 12명에서 23명으로 총 11명 증원하는 내용으로 '법무부와 그 소속 기관 직제(대통령령)'를 개정한 것 역시 이를 예고한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해당 법령은 이달 13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됐고 지난 20일 공포됐다.
검사장 승진 1순위로 꼽히는 서울중앙지검 1∼4차장 중 세 명이 승진에서 제외된 것도 대장동·서해피격 사건 항소 등 주요 국면에서 윗선의 의견에 반발한 데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한 차원으로 분석된다.
대장동 항소 포기 당시 이준호(34기) 4차장은 수사팀의 항소 제기 의견을 반복해서 윗선에 전달했고, 박준영(34기) 3차장은 서해피격 사건 항소를 포기해야 한다는 박철우 중앙지검장 의견에 맞섰던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중앙지검 차장검사 중 검사장으로 승진한 인사는 대검 과학수사부장으로 보임된 장혜영(34기) 2차장이 유일하다.
이들 외에 대장동 항소 포기 관련 성명에 이름을 올린 검사장 가운데 일부는 '수평' 이동했다. 검찰 내 '숙명여대 출신 1호' 검사장인 김향연(32기) 청주지검장의 경우 서울서부지검장으로 올라왔다.
이밖에 임승철(31기) 서부지검장은 창원지검장으로, 신대경(32기) 전주지검장은 제주지검장으로 각각 전보됐다.
대장동 사태에 반기를 든 일부 핵심 인사 외에는 다시 기회를 주거나 '판단 보류'성 여지를 남겨 '보복성 인사'라는 내외부 비판은 차단을 시도하면서 자연스럽게 문제가 된 대검 간부진과 일선 검사장들의 물갈이를 꾀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런 기조에 따라 향후 고검검사급(차장·부장검사) 인사에서도 대규모 교체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검찰국 중심의 기획·정책 업무에 능한 이응철(33기) 춘천지검장과 박규형(33기) 대구고검 차장(검사장)이 각각 법무부와 검찰의 요직인 법무부 검찰국장과 대검 기획조정부장으로 보임된 점도 눈에 띈다. 법무부 검찰국장의 검찰 카운터파트가 대검 기조부장이기도 하다.
이 신임 검찰국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 추미애 법무부 장관 때 검찰국 형사법제과장을 거쳐 박범계 장관 시절 형사기획과장으로 일했다. 박 신임 기조부장은 윤석열 정부 때 검찰국 내 공안 담당인 공공형사과장을 맡았다. 이원석 검찰총장 재임 말기에 대검 형사정책담당관으로 보임돼 심우정 총장 때도 일했다.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설치와 보완수사권 및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 등 검찰개혁과 관련한 과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형사기획 역량과 대외 소통 능력을 인정받은 인사들을 기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검사장은 2024년 6월 대검 대변인을 맡아 이원석 당시 검찰총장을 3개월간 보좌했고 이후 심우정 후임 총장이 퇴임할 때까지 두 명의 총장 아래에서 그들의 '입'을 맡아 언론 등 대외 소통 역할을 하면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박 검사장도 같은 시기 대검 형사정책담당관을 지내며 검찰 형사정책 대응 검토를 이끌었다. 아울러 올해 전국에서 선거가 치러지는 상황에서 공안 담당인 대검 공공수사부장으로는 역시 대검 형사정책담당관과 법무부 검찰국 형사법제과장 등을 거친 '공안통' 최지석 검사장이 배치돼 함께 호흡을 맞추게 됐다.
이번 인사는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와 중수청·공소청 출범에 앞서 검찰 고위 간부를 대상으로 한 마지막 대규모 정기인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런 만큼 이재명 정부 검찰개혁의 방향성을 이해하고 이에 따라줄 인사를 전면에 배치해 막바지 검찰개혁 작업에 탄력을 붙이겠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법무부는 "이번 인사는 공소청 전환 등 검찰개혁 과제를 안정적으로 추진하고, 검찰 본연의 업무에 매진할 수 있도록 새로운 진용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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