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목별 철저한 예산관리 영수증은 모두 모아두고
▶ 예산 다 썼으면 지출 동결 개축 전매용으로 집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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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가스키는 자신이 무엇을 샀는지 정확히 기억하기 위해 영수증을 빠짐없이 모아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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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옐 와가스키와 그녀의 남편 제이슨.
[연 1만4,000달러로 4인 가족 편안하게 산다고?]
1만4,000달러의 연 소득으로 4인 가족이 안락하게 생활할 수 있을까. 단순 셈법으로는 어림없는 얘기다.
2014년도 센서스국이 산정한 4인 가족의 빈곤 기준선(poverty line)은 2만3,850달러. 연 소득이 이 기준 아래로 떨어지면 외부의 지원 없이는 생계유지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빈곤선의 절반을 조금 넘은1만4,000달러로 4인 가족이 ‘편안하게’ 생활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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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다니엘 와가스키와 그녀의 4인 가족은 실제로 1만4,000달러의 소득에 의지해 큰 불편함 없이 살고 있다.
와가스키는 불가능하게 보이는 일을 가능케 만든 비결이 철저한 예산관리에 있다고 털어놓았다.
군인인 남편 제이슨이 학부과정을 모두 마쳤을 당시, 와가스키 가족의 유일한 소득원은 복원병 지원법(G.I. Bill)에 따라 지급되는 1만4,000달러의 생활비 보조금이 전부였다.
와가스키도 처음에는 기가 막혔다. “나라도 나가서 돈을 벌어야 되는 게 아닌가 싶었지만 어린 자녀들 때문에” 그럴 수가 없었다.
아무리 기를 써도 한 달에 1,200달러가 채 안 되는 돈으로 4인 가족의 생계를 꾸리는 것은 무리였다.
크레딧카드로 모자라는 비용을 메워가며 허둥대던 그녀는 도대체 어느 정도의 수입이 있어야 적자살림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가계부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그것이 전환점이 되어주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와가스키는 생활비 보조금만으로 가계를 관리하는 비결을 터득했고, 카드빚까지 깨끗이 청산했다. 기적 같은 일이었다.
그녀는 “예산관리(budgeting)가 통제 불능의 재정상황을 제 궤도로 올려놓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다”고 털어놓았다. 와가스키는 자신의 경험을 모아 ‘적은 돈으로 아름다운 인생 살기’라는 책까지 펴냈다.
그녀의 가계부 작성 방식은 꽤 간단하다.
먼저 모든 가족 경비를 항목별로 분류한다. 전화, 케이블, 자동차 보험 등 반드시 지불해야 할 각종 납부금과 함께 외식, 가족의 밤 등의 ‘희망사항’을 실현하기 위한 저축목표도 개별항목으로 잡아둔다.
와가사키의 가족은 ‘내 집’을 갖고 있지만 상환해야 할 모기지는 전혀 남아 있지 않다.
네바다주 헨더슨에 위치한 허름한 폐가를 2만8,000달러의 현찰을 주고 사들인 후 말끔히 수리를 했다. 집중적인 손질을 필요로 하는 집을 싼 값에 개축 전매용으로 사들이는 이른바 픽서-어퍼(fixer-upper) 방식을 활용, 은행에 손을 벌리지 않은 채 당당히 내 집을 마련했다.
와가사키는 “근검절약의 원칙 하에 처음 가계부를 쓰기 시작했을 때에는 설정 항목이 몇 개 없었다”고 소개하고 “그러나 시간이 지나 가계예산 관리에 틀이 잡히자 그녀는 사전계획을 통해 연간 경비의 98%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털어놓았다.
현재 제이슨 부부는 가계부의 예산항목을 30개로 세분해 두었다.
와가스키는 특정성(specificity)이 가계부의 효용성을 높이는 비결이라고 털어놓았다.
“우리는 항목을 특정화하고 구체화하는데 주력했다. 잡다한 지출항목을 하나로 묶거나 이런저런 사소한 경비를 한꺼번에 아우르는 ‘캐치올’(catchall) 항목 따위는 철저히 배제했다. 단돈 1달러도 용처를 분명히 밝혀 장부에 기록했다."
와가스키가 자신의 랩탑 컴퓨터에 입력시킨 가계부 원장의 각 항목 옆에는 그녀와 제이슨이 월 단위로 배정하는 예산 액수가 적혀 있다.
특정항목의 예산이 0달러로 떨어지면 해당 월의 남은 기간 그 부분에 사용할 예산이 바닥났음을 의미한다. 이렇게 되면 다음 달 예산이 새로 책정될 때까지 해당 항목에 대한 지출은 동결된다.
예를 들어 9월 외식비로 잡힌 200달러가 그 달 중순에 소진됐을 경우 9월의 남은 기간 더 이상의 ‘집 밖 식사’는 없다.
와가스키는 매주 초 가계부를 업데이트한다.
매주 한 번씩 장부를 열어 그 주에 만기가 돌아오는 고지서를 모두 처리했는지 확인하고 한 주간 사용한 경비를 재확인한다. 매주 정기 업데이트에 걸리는 시간은 15분이면 충분하다.
와가스키는 한 주에 한 번, 아니면 한 달에 두 번이라도 반드시 가계부를 업데이트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수증을 빠짐없이 보관하는 것 역시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그녀는 무엇을 샀는지 기억해 그것을 해당 항목에 정확히 기록하는 것이 현금 흐름을 파악하는데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와가스키는 “영수증을 꼼꼼히 모아두지 않으면 지출내역을 알 수 없게 된다”며 “무심코 영수증을 버리면 동네 수퍼에서 사용한 15달러를 어디에 썼는지 끝내 기억해 내지 못한다”고 말했다.
영수증이 없으면 지출이 누락될 수도 있고, 올바른 항목에 편입시키지 못해 장부 정리에 혼란이 올 수 있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매달 한 번씩 온라인 뱅킹 시스템을 통해 거기에 입력된 출금 내역을 가계부의 항목별 지출과 일일이 대조해 셈이 맞아 떨어지는지 재확인하는 작업을 벌인다.
그녀의 책에서 와가스키는 “예산관리는 수입에 상관없이 모두가 해야 할 일이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이것을 통해 어디에 어떻게 돈을 쓸 것인지 미리 계획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와가스키는 “지출을 일일이 기록해 두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당신도 깜짝 놀랄 것”이라며 예산관리 예찬론을 펼쳤다.
<김영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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