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해를 보내고 돌아와서 투명하고 첨언 없는 물 한 컵을 그로부터 받는다 그는 손도 없이 내 앞에 서 있다 내가 밟고 하루를 다니는 그 땅에서 올라온 물 설계도 도모도 없…
[2013-07-30]나는 디지털 노마드 지금부터 짐을 챙기자 노트북컴퓨터 센트리노 1.8G/ 하드 80G USB 메모리 512M 디지털카메라 900만 Pixel MP3 플레이어 iPOd 6…
[2013-07-25]소똥을 탁구공만하게 똘똘 뭉쳐 뒷발로 굴리며 간다 처음 보니 귀엽고 다시 보니, 장엄하다 꼴을 뜯던 소가 무심히 보고 있다 저녁 노을이 지고 있다 이산하(1…
[2013-07-23]나는 고슴도치가 슬프다 온몸에 바늘을 촘촘히 꽂아놓은 것을 보면 슬프다 그렇게 하고서 웅크리고 있기에 슬프다 저 바늘들에도 밤이슬이 맺힐 것을 생각하니 슬프다 그 안에 눈…
[2013-07-18]저기 졸고 있는 개펄의 폐선 한 척이 앞에 서 있는 여자 한 명을, 아니 그 옆의 친구들까지를 그립게 했다가 외롭게 했다가 한다. 그렇게 밀고 당기는 속성이 그 폐선 위…
[2013-07-16]여름에는 한두 평 여름밭을 키운다 재는 것 없이 막행막식하고 살고 싶을 때가 있지 그때 내 마음에도 한두 평 여름밭이 생겨난다 그냥 둬보자는 것이다 고구마순은 내 발목보다…
[2013-07-11]네 잘못이 아니다 홀로 떠 있다고 울지 마라 곁에는 끝없는 파도가 찰랑이고 위에는 수많은 별들이 반짝이고 있단다 떼 지어 몰려다니는 것들을 보아라 홀로 떠 있지도 못하는…
[2013-07-09]어떤 일이 있어도 첫사랑을 잃지 않으리라 지금보다 더 많은 별자리의 이름을 외우리라 성경책을 끝까지 읽어보리라 가보지 않은 길을 골라 그 길의 끝까지 가보리라 시골의 작은…
[2013-07-04]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 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
[2013-07-02]너의 주위는 몇 개의 눈동자가 숨어 있는 떨기나무 같은 것, 가시 들은 눈동자의 것, 덤불의 것. 너의 주위는 밝다. 하루 종일 불을 켜두었다. 시간은 인공호수 같다. 열…
[2013-06-27]그대에게 나는 지금 먼 산이요 꽃 피고 잎 피는 그런 산이 아니라 산국 피고 단풍 물든 그런 산이 아니라 그냥 먼 산이요 꽃이 피는지 단풍 지는지 당신은 잘 모르는 …
[2013-06-25]당신이 얼마나 외로운지, 얼마나 괴로운지 미쳐버리고 싶은지 미쳐지지 않는지 나에게 토로하지 마라 심장의 벌레에 대해 옷장의 나방에 대해 찬장의 거미줄에 대해 터지는 복장에…
[2013-06-20]여자하고 남자하고 바닷가에 나란히 앉아 있다네 하루 종일 아무 짓도 안하고 물미역 같은 서로의 마음 안쪽을 하염없이 쓰다듬고 있다네 너무 맑아서 바다 속 깊이를 모르는…
[2013-06-18]시간이여 너는 언제나 이겨나간다 바닷물 흐름이 불상을 삼키고 모래흐름이 경전을 삼켜도 시간이여 지혜를 빼앗아 보물을 훔쳐가고 인간이 모든 영위를 가지고 가는 자여 …
[2013-06-13]하물며라는 말이여, 참으로 아름답도다. 그 말에는 슬픔 가득한 서광의 눈동자가 들어 있고 아무것도 아닌 사람을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다시 한 번 돌아다보는 사랑이 들어 있…
[2013-06-11]그 여름 밤 길 수풀 헤치며 듣던 어질머리 풀냄새 벌레소릴 발목에 와 서걱이던 이슬방울 그리워요 우리는 두 마리 철없는 노루 새끼처럼 몸 달아, 하아 몸은 달아 비에 …
[2013-06-06]이곳에서 나는 남아돈다 너의 시간 속에 더 이상 내가 살지 않기에 오후 네 시의 빛이 무너진 집터에 한 살림 차리고 있듯 빛이 남아돌고 날아다니는 민들레 씨앗이 남아돌고 …
[2013-06-04]나는 한때 꼬리의 수사에 몰두한 적이 있다 용두사미 혹은 어떤 무리의 끝 꼬리를 빼거나 꼬리를 내린다는 말에선 상처 입은 짐승의 몸냄새가 난다 천박한 도주의 내력이 새겨져…
[2013-05-30]산 자들이여, 이 세상 소리 가운데 밥상 위에 놓이는 수저 소리보다 아름다운 것 또 있겠는가 아침마다 사람들은 문밖에서 깨어나 풀잎들에게 맡겨둔 햇살을 되찾아 오지만 이미…
[2013-05-23]새로 산 유리주전자 새까맣게 타버렸다 버리려다 잊어버린 낡은 주전자 기억하고 불 위에 올렸다, 찌그러진 몸통, 구부러진 입 흔적만 남은 꽃무늬 몸통 속에서 물이 끓는다 잊…
[2013-05-21]뉴욕한인회(회장 이명석) 주최, 뉴욕한국일보 주관으로 오는 10월4일 맨하탄 한복판에서 열리는 ‘2025 코리안 퍼레이드 및 페스티발’ 조직위…
버지니아 주민들의 대다수가 데이터센터 건설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를 완화하고 세금 혜택까지 제공할 경우 반대 여론은 더욱 증가했다.…
제75주년 6.25전쟁 기념일을 맞아 지난 25일 샌프란시스코 프리시디오 공원내 한국전 참전기념비 앞에서 한국전 발발 75주년 기념식이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