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봇대, 가로등, 그녀 다시 전봇대, 전봇대, 가로등, 그녀 다시 가로수 하나, 둘, ....., 그녀 다시 그녀가 나타나면 흐려지는 풍경, 다시 세피아, 액센트, 누비라…
[2013-09-10]할아버지는 Toner’s Bog에서 잔디를 가장 많이 자르는 분이셨다. 한 번은 종이로 엉성하게 막은 우유병을 할아버지께 갖다드린 적이 있는데 한 번에 쭉 들이키신 후, …
[2013-09-05]시고 떫은 열매를 매다는 그 나무에 곱은 꽃잎만 피우는 그 나무에 어쩌자고 실밥 같은 벌레가 오글대는 것일까 삭은 날개를 기운 나방이 날아드는 것일까 그건 어쩌면 당연한…
[2013-08-29]많이 아프다는 것은 이런 것이구나, 어떤 것보다 더 아픈 것보다 더 아픈, 황홀하고 어지러운 밤낮의 취기에서 뛰어나가 헤매며 머리 부딪혀 피 흘리는 맹목의 밤벌레의 울음처…
[2013-08-27]그녀가 등장한다. 그녀의 구두 뒤축에서 우수수, 사막이 떨어진다. 그녀는 사막을 가로질러 왔으리라. 그녀의 머리카락에는 모래 폭풍이 묻어있다. 모래 폭풍은 그녀의 흔적을 지우며…
[2013-08-22]오늘은 침대를 뉴욕시로 가져갈 거야 찢어진 담요와 늘 가지고 다니는 시트면 침대는 완성되지; 나는 이것들을 밀며 세 개의 캄캄한 고속도로를 건너거나 600,000 희미한 별…
[2013-08-20]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헬 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이제 다 못 헤는 것은쉬이 아침이 오…
[2013-08-15]우리동네 김 할머니는 짝을 만난 지 반세기만에 불공평에 대해서 말하기 시작 했습니다 키도 생김새도 다른 찻잔과 받침대가 어떻게 짝이냐고 젓가락처럼 키가 맞기를 하나 신발…
[2013-08-13]그 옛날 난 타오르는 책을 읽었네 펼치는 순간 불이 붙어 읽어나가는 동안 재가 되어버리는 책을 행간을 따라 번져가는 불이 먹어치우는 글자들 내 눈길이 닿을 때마다 말들은 …
[2013-08-08]형은 평생 독선생을 자청한 할아버지의 두툼한 손을 가졌다 고등학교를 들어갈 나이가 되어서도 공책 몇 장씩 가족 이름만을 필사하던 장애 이급의 손을 가졌다 그는 가난한 친…
[2013-08-06]겨울이 되니 파리가 천장에 붙어 꼼짝하지 않는다. 나는 파리채로 파리를 잡았다. 여름에는 잘도 도망가다가 지금은 아예 꿈쩍도 안 한다. 그래서 내년 여름에 보자 하고 …
[2013-08-01]하루해를 보내고 돌아와서 투명하고 첨언 없는 물 한 컵을 그로부터 받는다 그는 손도 없이 내 앞에 서 있다 내가 밟고 하루를 다니는 그 땅에서 올라온 물 설계도 도모도 없…
[2013-07-30]나는 디지털 노마드 지금부터 짐을 챙기자 노트북컴퓨터 센트리노 1.8G/ 하드 80G USB 메모리 512M 디지털카메라 900만 Pixel MP3 플레이어 iPOd 6…
[2013-07-25]소똥을 탁구공만하게 똘똘 뭉쳐 뒷발로 굴리며 간다 처음 보니 귀엽고 다시 보니, 장엄하다 꼴을 뜯던 소가 무심히 보고 있다 저녁 노을이 지고 있다 이산하(1…
[2013-07-23]나는 고슴도치가 슬프다 온몸에 바늘을 촘촘히 꽂아놓은 것을 보면 슬프다 그렇게 하고서 웅크리고 있기에 슬프다 저 바늘들에도 밤이슬이 맺힐 것을 생각하니 슬프다 그 안에 눈…
[2013-07-18]저기 졸고 있는 개펄의 폐선 한 척이 앞에 서 있는 여자 한 명을, 아니 그 옆의 친구들까지를 그립게 했다가 외롭게 했다가 한다. 그렇게 밀고 당기는 속성이 그 폐선 위…
[2013-07-16]여름에는 한두 평 여름밭을 키운다 재는 것 없이 막행막식하고 살고 싶을 때가 있지 그때 내 마음에도 한두 평 여름밭이 생겨난다 그냥 둬보자는 것이다 고구마순은 내 발목보다…
[2013-07-11]네 잘못이 아니다 홀로 떠 있다고 울지 마라 곁에는 끝없는 파도가 찰랑이고 위에는 수많은 별들이 반짝이고 있단다 떼 지어 몰려다니는 것들을 보아라 홀로 떠 있지도 못하는…
[2013-07-09]어떤 일이 있어도 첫사랑을 잃지 않으리라 지금보다 더 많은 별자리의 이름을 외우리라 성경책을 끝까지 읽어보리라 가보지 않은 길을 골라 그 길의 끝까지 가보리라 시골의 작은…
[2013-07-04]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 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
[2013-07-02]이민 당국이 영주권 신청자의 복지 혜택 수령 여부를 철저히 검증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최근 연방 이민서비스국(USCIS)은 내부 지침서를 통…
지난 10일 발생한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 단체인 ‘터닝 포인트 USA’ 대표인 찰리 커크 암살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워싱턴 일원…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금리 동결을 이어가던 연방준비제도(Fed·연준·미 중앙은행)가 17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