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안부를 묻고 산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안부를 물어오는 사람이 어딘가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그런 사람이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
[2015-01-06]낮고 조용한 음악이 들려옵니다 변주된 트럼펫, 낡은 베이스음, 백색의 유리창. 나의 두 손바닥은 당구장의 컵받침만한 크기의 스피커, 나는 두 손을 어두운 케이블 위에 내…
[2015-01-03]일 학년 때 선생님 머피씨는 혜성의 이름을 칠판에 크게 쓰시며 말하셨다. 이것이 은하의 폭풍을 가로질러 무서운 속도로 달려오고 있다. 조금이라도 궤도를 바꿔 지구와 충돌하게…
[2014-12-30]주여 지난 날 헛되이 보낸 성탄절을 용서하시고 올해는 성탄의 의미를 바로 새기게 하소서 왕궁이 아닌 누추한 말구유에 임하신 까닭을 알게 하소서 가나한 목동의 인사를 먼저 받…
[2014-12-25]이 세상 최고의 선물은 우정이야 살 수도 없고 팔 수도 없는 것 하지만 금으로 만든 산보다 더 값지지 금은 차고 생명이 없어 볼 수도 없고 들을 수도 없고 문제가 …
[2014-12-23]당신이 새라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한다 그래야 벌레를 잡아먹을 수 있을테니까 만일 당신이 새라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라 하지만 만일 당신이 벌레라면 아주 늦게 일어…
[2014-12-18]구태여 당신을 추억해야 한다면 난 여행을 떠날 거야 우기 지난 모로코에 가면 와디를 따라 낙타를 타고 모래 언덕을 넘을 거야 백조 한 마리가 우물로 내려오면 나는 슬픔을…
[2014-12-16]염전이 있던 곳 나는 마흔 살 늦가을 평상에 앉아 바다로 가는 길의 끝에다 지그시 힘을 준다 시린 바람이 옛날 노래가 적힌 악보를 넘기고 있다 바다로 가는 길 따라가…
[2014-12-11]거치른 밤 매운 바람의 지문이 유리창에 가득하다 오늘도 세상의 알프스산에서 얼음꽃을 먹고 무너진 돌담길 고쳐 쌓으며 힘겨웠던 사람들 그러나 돌아갈 곳이 있다 비…
[2014-12-09]이제껏 나는 죽음은 차를 타고 여행하는 것일 거라고 생각해왔어, 사막을 지나, 지평선에 닿은 지상의 빛이 하늘 보다 좀 진한 빛일 무렵 하루 일과를 마치듯 끝내듯 삶은 끝…
[2014-12-04]12월의 저녁 거리는 돌아가는 사람들을 더 빨리 집으로 돌아가게 하고 무릇 가계부는 가산 탕진이다 아내여, 12월이 오면 삶은 지하도에 엎드리고 내민 손처럼 불결하고…
[2014-12-02]나에게는 이제 남아있는 내가 별로 없다 어느새 어둑한 헛간 같이 되어서 산그늘 옛집에 살던 때 일이나 살이 패이도록 외롭지 않으면 어머니를 불러본지도 오래 되었다 저…
[2014-11-27]그리운 그 노래 아직 듣지 못했습니다. 아주, 아주, 오랜 옛날 월동쪽 용궁 남쪽 황룡사 구층목탑 그늘에 기대어 서서 그대는 노래를 들려 주겠다 약속하였지만 아직 그 노래 듣지 …
[2014-11-25]아무도 상관치 않겠지만 어쨌든 8시 7분 뉴 헤븐 행 기차에 타고 있을 때 나는 벼락을 맞았어. 이상한 것은 내 머리카락에 불길에 휩싸인 것이 아니라 …
[2014-11-20]쩡쩡한 하늘에 이름을 쓴 거 벌거벗은 나무에 소망을 옮긴 거 뒹구는 나뭇잎에 사랑을 가진 거 쓸쓸한 가지에 머리를 기대었던 거 그리고 잠들지 않는 시간 속샘물 하나 키…
[2014-11-18]11월은 여름의 목소리가 깨어나기에는 위험한 달이야. 짓밟히고 기만당한 창백한 들국화가 고개를 들어 다시 피어나려 하고 있어. 보드랍고 따스하고 희미한 것, 다시 한 번 …
[2014-11-13]어떻게 들어오셨는지 남은 여름마저 몰아내려고 열어둔 창문 사이로 귀뚜라미 한 마리 아장아장 거실 안으로 뛰어든다 그냥 두면 누구의 발에 압사 당할지 알 수 없으므로 …
[2014-11-11]술이 익으려는가 항아리 속이 부글거린다 비릿하고 들큰하고 야릇한 냄새가 소문처럼 번져서 비밀에 부치지는 못하겠다 잠깐씩 덮개를 열어 후끈 달아오른 항아리를 식혀준다…
[2014-11-06]미숫가루를 실컷 먹고 싶었다 부엌 찬장에서 미숫가루를 훔쳐다가 동네 우물에 부었다 사카린이랑 슈가도 몽땅 털어 넣었다 두레박을 들었다 놓았다 하며 미수가루를 저었다 …
[2014-11-04]지칠 줄 모르는 대륙의 눈바람은 겨울 혼자 견디게 하고 플로리다 중부지방 한 시골마을로 내려와서 아침에 일어나면 커피를 마시고 싶다는 생각 커피먹을 들고 오랜지밭 사이로 …
[2014-10-30]뉴욕한인회(회장 이명석) 주최, 뉴욕한국일보 주관으로 오는 10월4일 맨하탄 한복판에서 열리는 ‘2025 코리안 퍼레이드 및 페스티발’ 조직위…
버지니아 주민들의 대다수가 데이터센터 건설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를 완화하고 세금 혜택까지 제공할 경우 반대 여론은 더욱 증가했다.…
제75주년 6.25전쟁 기념일을 맞아 지난 25일 샌프란시스코 프리시디오 공원내 한국전 참전기념비 앞에서 한국전 발발 75주년 기념식이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