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남가주 해안 고래구경꾼 북적
▶ 하늘로 치솟는 ‘브리칭’...장엄한 "바다 교향곡"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캘리포니아 해안선을 따라 벌어지는 흥미진진한 구경거리가 한가지 있다. 그것은 바하 캘리포니아에서 겨울나기를 하고 북극해로 향하는 회색고래 구경이다. 요즘 해안 곳곳에 차를 세워놓고 수평선을 망원경으로 관망하는 사람들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들이 다름 아닌 고래를 관찰하는 사람들이다. 남가주에서 고래 구경은 두 가지 방법으로 할 수 있는데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크고 작은 항구마다 운행되고 있는 고래관광선을 타는 것이고 다른 방법은 고래가 잘 지나다니는 해안에서 고래의 행진을 관측하는 것이다. 고래관광선이 운행되고 있는 항구들과 육지에서도 고래를 구경할 수 있는 바닷가들을 소개한다.
바하 캘리포니아 남서변의 샌아그나시오 만에서 새끼를 낳고 겨울을 지낸 회색고래들이 1월 말께가 되면 여름철 동안 크릴 등 먹이가 풍부한 북극해를 향해 서서히 이동을 시작한다. 날씨가 제법 풀리기 시작하는 3월이 되면 남가주 일대의 항구들은 주말마다 고래를 구경하려고 배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붐빈다.
고래관광선에는 두꺼운 옷을 껴입고 카메라 혹은 망원경을 둘러멘 구경꾼들이 갑판에 나와 곧 보게 될 회색고래를 상상하며 흥분된 모습으로 수평선을 바라본다. 마침내 배가 고래를 찾아 망망대해로 떠난다. 뱃머리에서 일어나는 가벼운 물보라와 제법 쌀쌀한 바닷바람은 성급한 몇몇 사람들로 하여금 벌써부터 망원경으로 수면 이곳저곳을 살펴보도록 강한 충동을 이끌어낸다.
1시간 정도 항진했을까 "서쪽 방향으로 이동중인 회색고래가 발견됐다"는 선내 방송이 흘러나오고 사람들은 저마다 준비한 망원경이나 카메라를 들고 수면으로 떠오를 고래를 기다린다. 수분간의 긴장된 시간이 흐르고 숨구멍으로 큰 숨을 토하며 수면 위로 긴 등과 꼬리 부분을 잠깐 드러낸 후 다시 깊은 물 속으로 들어가는 회색고래가 보였다.
대부분의 관광선에는 해양학자들이 직접 나와 고래 이동에 대한 설명을 한다. 회색고래는 항상 무리를 지어 이동하는데 각 무리마다 성년 고래 한 마리가 앞장을 서고 뒤를 이어 수고래와 짝이 없는 암고래 그리고 마지막에 새끼를 거느린 어미 고래들이 뒤쳐져 따라간다. 회색고래는 대개 6월부터 10월까지 북극해에서 지내다가 10, 11월이 되면 5,000여마일의 3개월 장정을 거쳐 바하 캘리포니아에 도착하고 다시 2~4월이 되면 북극해로 돌아가는데 이 기간이 고래구경의 피크를 이룬다고 한다.
고래구경은 때에 따라서 지루할 수 있으며 운이 없으면 고래 자체를 발견하지 못하고 끝나기도 한다. 사진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고래가 하늘로 치솟는 브리칭(breaching) 등은 4∼5번 관광에 나서야 한번 정도 목격하는 것이 고작이다. 하지만 고래관광선을 타면 고래구경 외에도 부두만 옆으로 설치된 부의 위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바다사자들을 쉽게 목격할 수 있고 물개나 돌고래들도 관광선 옆으로 접근하기를 좋아해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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