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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질만능 세상에 던진 ‘절제된 삶’
헬렌 니어링 씀
공경희 옮김
디자인하우스
자연속에 살면서 ‘조화로운 삶’을 실천해 미국인들에게 깊은 감동과 교훈을 안겨주고 떠난 스캇 니어링과 헬렌 니어링 부부. 그들의 삶은 한마디로 소박함과 자연에의 순응으로 표현될수 있다.
도심에서 소위 ‘잘 나가는’ 생활을 하던 이들 부부는 지난 32년 뉴욕생활을 청산하고 버몬트 시골로 들어가 자연과 하나되는 삶을 시작한다. 필요한 먹거리는 스스로 경작했다. 그러나 최소한의 것만으로 이들은 엄청난 풍요로움을 체험했다. 또 평생 의사 한번 찾지 않고도 너무나도 건강한 생활을 누렸다. 남편 스캇은 100세가 되던 지난 83년 서서히 곡기를 끊는 방법으로 세상과 이별했다. 부인 헬렌도 남편처럼 세상을 떠날 생각이었으나 불행히도 92세였던 지난 95년 교통사고로 명운을 달리했다.
’진정한 경제학자’라 할수 있는 스캇 니어링의 생활수칙. "당신의 수입안에서 생활하라. 얻은 것 보다 덜 쓰라. 구두 한 켤레, 모자 하나, 외투 한 벌, 넥타이 한두개, 허리띠 하나 그것이면 족하다."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는 것보다 어떻게 살아 가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덜 갖고 더 많이 존재하라"는 철학이다.
이들 부부의 삶은 그들이 직접 쓴 여러권의 책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우리 대부분은 배부름을 추구하는데 급급해 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런 일상속에서 이들이 들려 주는 얘기는 문득문득 그런 삶이 과연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가를 되돌아 보게 한다.
’소박한 밥상’은 부인 헬렌이 지난 70년대 중반에 내놓은 책이다. 책 후반에 자연에서 얻은 채소와 곡류로 간단히 만들 수 있는 많은 음식들의 조리법들을 짧게짧게 소개하고는 있지만 요리책이라기보다는 인간의 먹는 행위와 요리에 대한 헬렌 니어링의 철학을 담고 있는 에세이로 보여진다. 헬렌 니어링은 "식사를 간단히, 더 간단히, 이루 말할수 없이 간단히 준비하자. 그리고 거기서 아낀 에너지는 시를 쓰고 음악을 즐기고 자연과 대화하고 친구를 만나는데 쓰자"고 주장한다. 음식은 소중한 것이지만 그것에 중독돼서는 안되며 우선시 해야할 다른 존귀한 것들을 인식하자고 강조한다.
소로우는 "단촐하게 하라. 욕구를 절제하면 짐이 가벼워 질 것이다. 잔치하듯 먹지 말고 금식하듯 먹으라"고 말한바 있다. 이런 소로우의 철학이 바로 이 책의 요체이다. 저자가 강조하는 소박한 음식은 물론 ‘햇빛으로 익힌 살아 있는 음식’, 즉 채소와 곡류이다. 육식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채식은 선뜻 엄두가 나지 않지만 이 책의 조리법들은 하도 간단해 곧바로 한번 해보고픈 욕구를 불러 일으킨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가오는 것은 "어떻게 해먹느냐"는 방법론적 문제가 아니라 "사람답게 사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좀 더 근원적인 물음이다. 책 군데군데마다 저자가 직접 도서관에서 찾아 읽은 동서고금의 수많은 요리책들에 나오는 ‘명언’들이 갈피돼 있어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조윤성 기자>yoonscho@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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