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삶과 꿈’ 출판사에서 펴낸 ‘문명 이야기’의 저자 박정기씨의 주장을 요약하며 이 글을 시작하고 싶다. (문명의 반대어는 미개(야만)이며 문화의 부분 집합으로 영·미 학자들은 두개를 혼용하거나 동의어 쯤으로 간주하나 독·오 계통의 학자들은 물질 문화를 문명으로, 정신 문화를 문화로 구분하는 경향이 있으나 두 개를 혼용해서도, 또 지나치게 구분하는 것도 번거로운 일이다.)
그런 맥락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개고기 식용 파동은 먹는 소수(또는 소수민족)과 먹지 않는 다수(또 다수민족)간의 문화적 충돌이라 할 수 있겠으나 채널 11 방영 프로그램 후 특정사항에 대해 벌어지고 있는 논쟁은 많은 질문을 낳고 해결책이 시급하다.
많은 질문이란 (1) DNA 조사까지 거친 것을 보니 상당기간(일설에는 3년) 조사과정을 거친 것 같고 타민족은 제쳐두고 하필이면 한인을 표적했는가. 정말 한인 비하 내지는 인종적 차별 의도가 있었는가.
(2) 방영과정에서 삽입했다는 32가의 한인식당가와 본국의 개 사육 농장 장면은 개 도살 및 유통과정을 사실에 더욱 접근하기 위한 정황적 증거로 삼은 것인지, 아니면 방영효과의 극대화 내지는 극적 효과를 노린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한인사회에서 소수가 아니라 대다수가 개고기를 식용한다는 간접적 암시였는지
(3) 개가 아니라 돼지라고 했다가 코요테로 정정한 것도 문제가 있지만 코요테를 한인들에게 팔 때(팔았는지?) 개고기로 판 적은 없는지. 그렇다면 개고기로 둔갑한 코요테 고기가 실제 요리과정을 거쳐 상업적으로 팔렸는지. (4) 개고기든 코요테 고기든 그것이 그것이니까 문화적 측면에서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목적으로 방영하게 되었는가 등이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짚고 넘어가야 할 사항은 이 논쟁에 휩싸이면서 중국계와의 연대다. 그들이 지원사격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한인사회가 그들의 대리전쟁을 해주고 있지 않나 하는 우려다.
그들도 개고기 식용 문화권에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고 WTO에 가입하고 올림픽까지 유치한 중국은 조만간 그들이 가지고 있는 인권문제 그리고 개고기 파동에 한 번 곤혹을 치를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60년대의 흑인민권운동 당시 이면 지원은 타 소수민족이었고 전방에서 얻어터진 민족과 후방에서 실익을 챙긴 민족은 따로 있다는 것을 우리는 상기해야 한다.
또한 우리 한인사회는 이 문제 만큼은 본국과 차별화 운동을 해야 한다고 본다. 우리는 여기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차제에 본국은 국내 사정을 감안해서 88올림픽 당시와는 달리 ‘No’라고 말할 수 있는 자세를 취하며 관영방송까지 이곳의 사건을 취재 방영했다지만 개고기 식용에 대한 역사적, 과학적 그리고 소나 돼지처럼 도살을 위한 가축용 개와 애완용 개와의 차이점을 적극 홍보, 세계 여론몰이를 하던지 아니면 개고기 식용문제를 불법화 하던지 하지 않으면 두고 두고 논쟁에 휩싸일 개연성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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