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11참사 김재훈씨 유족
▶ "하늘나라 간 막내도 기뻐할 것"
“테러로 젊은 나이에 뜻을 제대로 펴지 못하고 하늘나라로 간 막내아들 녀석도 기뻐할 겁니다.”
9.11 테러 당시 월드트레이드센터 북측 건물 93층에서 일하다 첫 번째 여객기 충돌로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고 김재훈(27, 미국명 앤드류 김)씨를 기리는 ‘앤드류 김 메모리얼 스칼러십 펀드(가칭)’ 장학재단이 설립된다.
김씨의 부친이자 9.11 테러 한인유족회 대표인 김평겸(60·뉴저지 레오니아 거주)씨는 27일 “뜻하지 않은 테러로 아들을 잃었지만 이후 한인 사회에서 보여준 따뜻한 온정에 감사한다.
이에 다소나마 보답하고 아들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우선 10만달러로 추모 장학기금을 만들 예정이며 오는 31일 장학위원회가 구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숨진 아들이 다니던 뉴저지 베다니 연합감리교회에서 10월7일 열린 추모예배 행사에 1,200명이 넘는 조문객들이 찾아와 아들의 넋을 기렸다”면서 “아들의 죽음을 애도하는 조의금이 사고 후 석 달이 넘었는데도 아직까지 계속오고 있는 등 동포사회의 온정에 깊이 감사한다”고 말했다.
고 김재훈씨는 아이비리그 명문인 컬럼비아대학에서 공업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월드트레이드센터에 입주해 있던 투자회사 프레드 앨저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Fred Alger Investment Management)에서 상담역을 맡고 있었다.
사고 직후 아들의 생사를 확인하지 못한 김씨는 사체라도 찾기 위해 생전에 사용하던 칫솔, 빗 등을 사고 대책반에 보내 DNA감식을 의뢰했지만 끝내 시신의 일부조차 찾지 못했다.
하는 수 없이 김씨는 지난 11월말 뉴욕시가 시신을 찾지 못한 유족들에게 나눠준 월드트레이드센터 사고 현장의 재가 담긴 나무함을 아들의 영정 앞에 놓고 그를 기려오고 있다.
“재훈이를 잃은 충격으로 저와 아내, 그리고 맏아들 재호(28·마운트 사이나이 방사선과 레지던트)는 한동안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었다”며 “젊은 나이에 유명을 달리한 아들의 명복을 비는 사업을 생각하다 장학재단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자신의 이름을 딴 장학재단으로 후배들을 돕는다는 사실을 알면 하늘나라에 있는 녀석도 기뻐할 겁니다”며 “저와 제 아내도 장학재단을 통해 막내아들 대신 더 많은 자식들을 돕는다는 생각에 기꺼이 기금을 내놓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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