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11 한인희생자 유족, 아직도 ‘눈물의 세월’
9.11 테러로 워싱턴에서 희생된 한인은 2명. 펜타곤에 충돌한 아메리칸항공 77편에 탑승했던 이동철씨(당시 48세)와 펜타곤에서 근무했던 군인 박진선씨(여, 당시 24세)가 불귀의 객이 됐다.
촉망받는 항공 엔지니어였던 이씨와 성실한 직업군인이었던 박씨의 안타까운 죽음은 테러가 남긴 상흔으로 가족은 물론 한인 커뮤니티에도 치유되지 않은 상처로 남아있다.
보잉사의 네트워크 보안 전문가로 근무했던 이동철씨는 사고 비행기에 탑승한 65명의 승객 중 유일한 한인으로 로스앤젤레스 출장길에 나섰다가 참변을 당했다.
펜타곤에서 행정보좌관으로 근무했던 직업군인 박진선씨는 189명의 펜타곤 희생자 중 최연소자이다.
악몽의 사고 1년이 지났지만 이동철씨의 부인 서정미씨(42세)는 아직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 했다.
"여러 곳에서 테러 1주년 추모행사에 참여해 달라는 요청이 들어오고 있지만 모두 거절했습니다. 집에서 가족과 친지들만 모여 추모예배를 지낼 생각입니다."
테러 당일인 11일 오전 9시30분이 조금 지난 시각. 아침 일찍 출장길을 떠난 남편을 배웅하고 평소와 다름없이 아이들을 등교시킨 서씨는 버지니아 리스버그 소재 자택에서 친구와 전화를 하다 뉴욕 세계무역센터에 비행기가 충돌하고 펜타곤에도 항공기가 추락했다는 뉴스를 접하게된다.
이때부터 ‘혹시나’하는 생각에 LA로 출장을 떠난 남편 이동철씨가 탑승한 덜레스 공항발 LA행 아메리칸항공 77편(보잉 757)의 안전여부를 수소문하기 시작한 서씨는 이날 오후 6시 경 사고 비행기에 남편이 탑승했다는 항공사측의 최종 확인을 받고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슬픔에 오열한다.
이틀 간의 짧은 출장을 떠난 남편이 상상도 못했던 테러의 희생자가 되어버린 것. 사고 사실이 알려진 직후 가족이 출석하던 애쉬번 소재 크리스챤 휄로십 교회의 목사와 친지들이 찾아와 서씨를 위로했고 커네티컷주 등에 거주하는 남편의 큰 형님 부부등 가족들이 달려왔지만 어린 삼남매를 두고 홀연히 떠난 남편의 빈자리를 채우지는 못했다.
이동철씨는 중학교에 재학 중이던 68년 가족과 함께 이민 와 메릴랜드대학에서 전자공학 학사, 존스 합킨스대학에서 석사를 취득하고 공군에서 4년간 복무했다. 97년까지 연방안보국(NSA, National Security Agency)에서 네트워크 보안 전문가로 근무한 후 보잉사에 입사했다. 이씨는 보잉사 한국 지사장으로 내정된 상태에서 사고를 당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교회에서 만나 결혼한 서씨와의 사이에 대현, 수진, 수현 삼남매를 뒀다.
펜타곤 희생자 중 최연소자인 박진선(미국명 진선 박 웰스)씨는 육군 행정보좌관(하사)으로 근무하다 참변을 당했다.
오클라호마주 출신으로 1998년 입대했다. 한국에서 근무하기도 했던 박씨는 성실한 근무태도로 신망이 높아 육해공군연합 메달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오클라호마 로턴에 거주하는 아버지 노만 웰스씨와 박금선씨의 2남1녀 중 외딸로 약학대학에 진학할 예정이었다.
테러 1주년을 맞아 펜타곤이 건립하는 추모박물관에 진선씨가 고등학교 재학시 받은 트로피를 기증한 아버지 노만 웰스씨는 "딸에 대한 기억은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슬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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