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한인들은 한국민의‘양키 고홈’구호에 더 신경
한국정부,‘용미주의’살리고‘용한주의’견제해야
북한이 핵 재처리 시설 가동을 선언하고 국제 원자력 기구(IAEA) 사찰관에게 출국을 명령하는 등 강경 자세로 미국에 대응하고 있고 남한에선 미군 장갑차의 여중생 치사사건 후 미군 철수 요구 등 반미 감정이 고조돼 남한-북한-미국이 미묘한 입장에 처해있다.
주류 언론이 연일 북핵 문제를 톱 뉴스로 다루자 미국인들로부터“북한 사람이냐, 남한 사람이냐”는 엉뚱한 질문을 받아 마음이 편치 않다는 한인들도 있다.
본보는 이와 관련, 워싱턴 대학(UW) 한국학 상임학자인 동원모 박사(사진)로부터‘뜨거운 감자’로 다시 떠오른 북핵 문제가 미주 한인들에게 미치는 영향과 그 대책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 북한이 핵 재처리 시설을 가동한 배경은?
- 주권의식이 강한 북한이 미국과 1대1로 대응하기 위해 내놓은 작전으로 본다. 중유 공급은 중단됐으나 경수로 건설 사업은 계속되고 있다.
미국이 이라크 전 준비에 정신이 없는 상황에서 동시에 북한을 칠 수는 없다고 본다. 한국은 물론 일본과 서북미까지 북한 미사일 사정거리에 들지만 종말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다.
▲여중생 장갑차 치사 사고로 반미 분위기가 고조되자 ‘한국민이 원치 않으면 미군을 철수할 수도 있다’고 미 정부 관계자가 말한 바 있으며 뉴욕 타임스 칼럼니스트 윌리엄 사파이어는 주한 미군을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대한 의견은?
- 미군 주둔은 한국만 위한 것이 아니라 미국의 국익도 고려한 것이다. 대다수 한국민은 미군 철수를 원치 않는다. 젊은 혈기로‘양키 고 홈’을 외칠 것이 아니라 국익과 민족의 생존을 위해 냉철히 판단해야 한다.
엄격히 말해 이번 촛불시위는‘ 반미’가 아니라‘ 자신 있는 민족주의’의 발로이다. 이를‘반미’로 지칭한 언론들에게도 잘못이 있다.
아울러 미국도 지난 2천년 동안 900번이나 침략 당해 강대국에‘노이로제’증상을 갖고 있는 한민족의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
▲촛불시위가 전국적으로 퍼졌을 뿐 아니라 몇몇 항의자들은 워싱턴 D.C.까지 와서 시위를 벌여 이를 보는 한인들의 입장이 엇갈리기도 했는데...
- 한국과 미국의 관계가 원활해야 재미 한인들의 위상이 좋아진다. 한국도 경제 역학상 미국에 등을 돌릴 순 없다. 한국이 잘 살려면‘용미주의’로 미국을 잘 이용하는 한편 미국에‘용한주의’를 못하도록 견제해야 한다.
북핵 위기에 대한 한국민의 태연자약한 자세가 세계인들의 눈엔 비정상적으로 비치고 있다. 한국민보다 재미 한인들이 더 걱정하는 것도 뭔가 잘못돼가고 있다는 증거이다.
북한은 영어가 유창한 강석주 외무 제1차관이 지난 8년간 대미관계를 계속 요리하고 있으나 남한은 매년 외무장관이 바뀌어 게임이 안 된다.
▲ 북핵 문제와 관련, UW 내 반응은?
- 내가 강의중인 한국학 클래스는 정원이 30명인데 45명이 등록할 정도로 핫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오는 1월 30일 UW 케인홀에서 한반도 에너지 개발기구(KEDO)의 찰스 카트만 대사를 초청, 북핵 위기에 대한 특강을 가질 예정이다.
<김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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