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반전여론 비등… 대국민 설득작업 직접 나서
국제적 고립 대책 없어… 일방적 외교정책에 제동 국내외 반전 여론을 의식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TV를 통한 대국민 설득작업을 시도하고 나섰다. 테러와의 전쟁에서 올린 그동안의 성과를 소개하고, 사담 후세인이 이끄는 이라크의 무장해제 필요성을 역설, 시간이 지날수록 열도가 높아지는 반전론에 제동을 걸겠다는 포석이다.
그러나 외교전문가들은 “미군이 발사한 첫 번째 미사일이 바그다드를 향해 날아가는 것과 동시에 국내여론은 이라크전 지지로 돌아서겠지만, 정작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심각해지는 미국의 고립”이라고 지적했다. 유엔의 승인을 얻지 못한 군사행동은 필연적으로 미국의 고립을 부채질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지만, 이를 막을 뾰족한 방책이 없다는 얘기다.
대이라크전의 최대 파트너인 영국의 토니 블레어 수상이 국민적 저항에 직면, 유엔의 결의 없이 미국과 공동보조를 취하기 힘든 상황임을 감안해 다음주 표결에 붙일 결의안에 이라크의 무장해제 시한을 삽입하는 방안을 검토중이지만 이 정도의 외교적 미봉책이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이다. 외교전문가들은 세계의 반전여론이 범람수위를 넘어서면서 미국의 국제적 고립이 갈수록 심화돼 이라크 사태 이후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역할과 지위가 심각한 위협을 받게 될 것이라는 관측을 서슴없이 내놓고 있다.
실제로 이라크 사태 해법을 둘러싼 우방국들과의 심각한 마찰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창설 이후 최대의 분열위기를 맞고 있고, 아랍권의 반미감정이 극에 달한 데다 미국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군소 국가들까지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미국의 국력은 절정기를 맞고 있지만, 지도력은 오히려 추락하는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2차 대전 이후 세계의 여론을 선도해온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이렇듯 조직적인 ‘따돌림’을 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미 카터 대통령 시절 국가안보 보좌관이었던 즈비그뉴 브르제진스키는 이같은 상황으로 부시 행정부의 도박은 위험부담이 더욱 높아졌으며 미국의 국제적 역할의 미래가 달린 문제로 확대됐다고 주장했다. 전문 분석가들은 미국의 고립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으나 부시 행정부의 일방적인 외교정책을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했다.
이들은 또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의 위협이 전쟁을 정당화할 정도로 절박한 것인지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지난주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전이 중동에 변화를 일으켜 민주주의를 확산시키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평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국제적 반향은 ‘코웃음’ 뿐이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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