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유타주 캐년랜드에서 일어난 등산인 조난사건은 인간이 살아남으려면 어떤 용기와 결단이 필요한가를 보여준 생생한 시범이 었다.
바위틈에 팔이 끼여 5일 동안 꼼짝 못하던 클라이머가 살아남기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 자신의 오른팔을 주머니칼로 잘라내고 산에서 걸어나와 도움을 요청했다는 내용 이다.
화제의 주인공은 콜로라도 애스팬에 사는 27세의 아론 랠스톤이라는 청년이다. 그는 수준급 등산가였지만 혼자 다니는 취약점을 지니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그가 위험에 처했을 때 내린 결단은 매우 교훈적이다. 물이 떨어지고 정신이 혼미해지기 시작하자 팔을 잘라내기로 결심한 것이다. 서바이벌을 위한 결단의 타이밍을 놓치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살아난 것이다.
구출 현장에 달려간 레인저는 자신의 23년 레인저 경력에 랠스톤처럼 “살아야겠다”는 의지를 보인 등산객은 처음 봤으며 감동 받았다고 말하고 있다. 의지만 있으면 사람은 초인간적인 힘을 보여줄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91년 12월 히말라야 랑탕 부근에서 제임스 스캇이라는 오스트레일리아 의대생이 실종되었다가 43일만에 구출된 적이 있었다. 네팔 정부도 지쳐서 구조작업을 포기하고 히말라야 산악 구조반도 보름 동안 눈 산을 헤매다가 손을 들고 말았다.
그런데 이 청년의 누이동생이 “우리 오빠의 의지력으로 미루어 죽을 사람이 아니다”라면서 구조작업 계속을 고집했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히말라야로 날아온 이 누이동생의 진두지휘로 마침내 기적이 일어났다. 제임스 스캇이 실종 43일만에 눈 산 절벽에서 발견되어 구출된 것이다. 그는 식량이 없어 매일 눈만 먹으면서 버티었다고 한다.
스캇이 생명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어떻게 하든지 살아남아야겠다”는 의지였다고 했다. 왜냐하면 자신의 광적인 등산 취미로 평소 가족들에게 걱정을 끼쳤던 모양 이다.
“여기서 죽는다면 내가 가족들에게 주는 마음의 상처는 말로 다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살아서 돌아가 가족들에게 앞으로는 등산을 하지 않겠다는 말을 해야 한다”고 매일 자신에게 되 뇌인 것이 서바이벌의 에너지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페루 시울라그란데에서 2명의 베테런 산악인이 절벽에 매달려 있던 중 둘이 다 죽게 되자 친구의 자일을 자르고 혼자 살아남아 베이스 캠프로 돌아온 케이스도 있었다.
그러나 크레바스 낭떠러지에 추락했던 파트너는 의식이 회복되자 친구가 무자비하게 자신의 자일을 끊은 것을 알고 죽어도 살아 돌아가 그의 얼굴을 봐야겠다는 결심으로 악전고투 끝에 3일만에 살아 나왔다. 분노가 그의 서바이벌 에너지가 된 셈이다. 결국 그는 자일을 끊은 친구를 용서하며 자신의 경험담을 쓴 책은 베스트셀러가 된다. 그가 바로 유명한 산악작가 조 심슨이다.
살아있다는 것은 존재하는 것이다. 평소에는 자기가 왜 존재하고 있는지, 왜 존재해야 하는지 모르고 있다가 비존재의 위기를 맞이할 때 비로소 그 의미를 터득하게 된다.
서바이벌의 비결은 내가 왜 살아 남아야 하는가의 그림을 확실하게 그리는 것이다. 그 그림만 뚜렷하면 자기의 오른팔을 주머니칼로 잘라낼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철 주필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