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 일본인 미우라 유이치로씨는 70세의 고령에 에베레스트 정상을 오르는 데 성공, 에베레스트 등정 최고령자가 되었다. 이전까지 65세였던 기록을 그가 갱신했다.
이 보도를 접하면서 많은 사람들은 “70세 노인이 무얼 먹었기에 그렇게 힘이 넘칠까”궁금해 했는데 며칠 전 그가 자신만의 스태미너 비결을 밝혔다. 바로 김치찌개였다.
미우라씨는 지난 15일 도쿄에서 열린 귀국 보고회에서 “김치를 매우 좋아해 30kg을 준비해 등정에 나섰다”며 김치찌개로 몸을 따뜻하게 보호하면서 산을 올랐다고 밝혔다. 일본인이 김치를 좋아해서 등정 길에까지 싸들고 갔다니 - 재일 교포들에게는 격세지감이 드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몇 년전 재일 교포 사회 취재를 위해 일본에 갔을 때 그곳 동포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은 일본의 철저한 차별정책이었다. 법적, 제도적 차별이 물론 가장 뼈아픈 것이지만 그 못지 않게 서러운 것은 먹는 음식을 가지고 구박하는 것.
“‘한국 음식은 냄새 난다’ ‘한국 사람들에게서는 마늘 냄새가 난다’고 구박이 심했고 심지어 고춧가루 먹는 것까지 트집을 잡았다”고 교포들은 전했다. 그러던 것이 서울 올림픽을 기점으로 분위기가 변하더니 90년대 후반쯤 되자 일본인들이 오히려 한국음식을 더 찾는 추세가 되었다고 한다.
한국음식의 위상을 높인 일등공신을 꼽자면 단연 젊은 여성들. 김치, 고추장등 매운 음식을 먹으면 살이 빠진다는 설 때문에 눈물을 꾹꾹 참으며 오징어 볶음을 먹고, 고춧가루 범벅이 된 김치를 한 사발씩 먹는 일본 여성들을 쉽게 볼 수가 있 었다.
일본서 유행한 김치 다이어트가 뒤늦게 한국에서도 유행할 조짐이다. 김치를 생산 판매하는 한국의 두산식품이 최근 김치 다이어트 식단을 소개하면서 김치 다이어트를 권장하고 있다. 김치 위주의 저열량 식단으로 한달간 다이어트를 하면 3kg 감량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김치로 ‘몸을 따뜻하게 한다’‘다이어트를 한다’는 주장들은 근거가 있는 것일까. 과학자들은 근거가 있다고 말한다.
우선 다이어트와 상관이 있는 성분은 고춧가루 안에 든 캡사이신. 갭사이신은 몸의 대사기능을 높여 지방 축적을 막을 뿐아니라 이미 축적된 지방도 연소시키는 작용을 한다. 아울러 김치에는 요구르트와 거의 같은 양의 유산균이 들어 있어 배변을 촉진시킴으로써 살찌는 것을 막는다고 한다. 미우라씨가 경험한 보온효과는 김치 속에 든 마늘 덕분. 마늘은 심장 박동수를 늘리고, 피부의 혈관을 넓혀 보온 효과가 있다.
“사스를 예방한다”는 설로 각광을 받더니 이제는 다이어트, 보온 효과로 김치의 인기가 더 올라갈 조짐이다. 2003년은 김치의 해가 되려나 보다.
<권정희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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