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출두, 면회등 외부에 나갔다 왔거나 새로 입소한 재소자들이 감방에 배치되기 전 복도에 앉아 방 배정을 기다리고 있다.
간수 158명이 재소자 7천명 관리 역부족
법보다 주먹이 가까운 감방
최근 홍기철씨등 재소자 5명 피살
예산 계속 삭감따라 간수 줄고 초과수용
교도소 안전 위협
간수 158명이 재소자 7,000여명을 감시하는 LA카운티 구치소는 법보다 주먹이 가까운 곳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올 4월 사이 카운티 구치소에서는 홍기철씨 등 5명이 사법처리를 기다리던 중 다른 재소자들에게 살해당했다.
19일 구치소 관리 기관인 LA카운티 셰리프국은 구치소 시설과 재소자들이 살해된 현장을 이례적으로 언론에 적나라하게 공개했다. 극소수의 간수가 수천 명을 감시해야하는 열악한 경비상황을 언론을 통해 시민들에게 알리는 것이 목적이었다.
재소자들이 살해당한 과정은 어처구니가 없다.
리 바카 LA카운티 셰리프국장이 홍기철 씨가 살해된 감방 내부 사진(오른쪽위)을 보이며 불안한 구치소 재소자 안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홍기철씨가 살해됐던 LA카운티 남자 중앙구치소 2301호 감방 내부. 한인 용의자들은 홍씨의 시신을 이같은 대형 쓰레기통에 넣어 유기 했다.
지난해 10월21일 홍기철씨가 살해된 감방인 LA카운티 남자 중앙구치소 2301호 감방은 2층 출구 바로 옆에 붙어 있었다. 다른 감방에 수용돼있던 다른 한인 갱 단원들은 바깥 세상에서부터 악감정이 있던 홍씨가 같은 건물에 수용되자 감방 철문 3개를 열고 나와 홍씨를 살해한 뒤 시신까지 유기 했다. 사건 발생 때 아시안계 수용 감방에는 동양인 재소자 60여명이 수용돼 있었지만 모른 채 했고, 2피트 정도 떨어진 곳에서 분산돼 근무하고 있던 3명의 간수들 또한 전혀 낌새를 채지 못했다. 홍씨 사건 이후 아시안계 갱 단끼리의 분쟁 예방을 위해 아시안계 분리 수용 정책은 철회됐다.
지난해 12월9일 한 라틴계 재소자는 같은 방을 사용하던 다른 재소자의 술 주정을 피해 다른 감방으로 옮겼으나 끝까지 따라온 그에게 심한 구타를 당한 뒤 목 졸려 숨졌다. 살인을 저지른 재소자는 구치소 식당에서 배급되는 과일과 애플소스를 이용해 만든 술을 마시고 취했다고 간수들은 설명했다. 올해 4월에는 살인사건 용의자가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 옛 갱단 친구의 감방 번호를 구치소 내 컴퓨터를 통해 알아낸 뒤 찾아가 잔인하게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살인사건이 발생한 감방 내부와 복도에는 감시 카메라 한 대 설치돼 있지 않았다. 마크 크루거 커멘더는 “60년에 감옥이 건설될 때는 흉악범과 경범을 동시에 수용하리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며 “감시 장비를 설치하고 싶어도 예산과 건물 구조 때문에 어렵다”고 말했다.
구조적인 어려움은 재소자들 간의 인종갈등 때문에 더 악화되기도 한다. 올 1월12일에는 2층 감방에서 수용된 흑인 재소자가 히스패닉계가 수용된 1층 감방에 공중전화를 사용하러 갔다가 살해되기도 했다.
리 바카 셰리프 국장은 이날 기자들 앞에서 재소자 신병 보호가 실종된 상황을 “구치소 운영 예산 삭감이 초래한 비극”이라고 말했다. 앞뒤를 고려하지 않은 카운티 수퍼바이저 위원회의 예산 삭감으로 간수 숫자가 대폭 줄었고, 많은 수용시설이 폐쇄됐으며, 재소자들을 좁은 공간에 초과 수용할 수밖에 없는 결과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바카 국장은 “예산이 증가돼 이런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한 재소자 안전을 보장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시민들이 언론 보도를 접한 뒤 구치소 안전에 비상이 걸린 근본 원인에 대해 생각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글 김경원·사진 이승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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