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약세로 한국 수입제품의 물가인상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9일 대형마켓에서 한 고객이 한국산 음료수를 고르고 있다. <서준영 기자>
원화환율 7년만에 최저, 업계전반 큰 파장
수입상품 원가 치솟아
한국내 투자에도 찬물
달러 대 원화 환율이 7년 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지면서 타운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9일 현재 달러/원 환율은 1,103.60원. 지난 97년 11월24일 1,085원 이후 가장 낮은 상태. 하지만 향후 환율이 1,000원대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마켓, 서점, 가정용품, 한국 투자 상품 등 ‘약 달러’의 직접 영향권 아래 놓여있는 업종들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들 업종은 “가뜩이나 경기침체로 힘들었는데 환차손에 따른 경비 증가로 이중고”라며 달러 약세 기조가 지속된다면 전반적인 물가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국 투자 금융상품의 경우 ‘환율 충격’의 직격탄을 맞았다. 미주에서 달러화로 예치해도 환율에 따른 원화로 계약이 이뤄지기 때문에 최근 투자자들의 발길이 끊겼다. ‘금호 VIP멤버십’을 판매하는 ‘금호개발’ 미주지사 이승연 본부장은 “달러환율이 하락하기 시작한 지난달부터 계좌 오픈이 전월에 비해 50%나 급감했으며 이달 들어서는 아예 문의도 없는 실정”이라며 “환율이 더 내려갈 전망이어서 상황이 개선될 여지는 없다”고 설명했다. ‘금호’측은 이에 따라 대체 상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서 매일 서적을 공수해오는 ‘알라딘USA’는 2년 전 오픈 이후 달러 가치가 최저로 떨어지자 가격 인상을 심각히 고려중이다. 지난 10월 이후 항공 운임마저 3-5% 올라 원가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정건수 이사는 “과거 환율이 괜찮을 때는 1달러를 1,000원으로 환산해 판매했지만 지금은 어림없는 일”이라며 “서적의 경우 생필품과 달리 가격이 조금만 올라도 매출에 타격을 줘 어떻게 적정선을 맞춰야할 지 걱정”이라고 전했다.
한국산 상품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마켓, 가정용품업소들도 원가부담이 늘어나면서 가격책정에 고심하고 있다. ‘갤러리아 마켓’ 수입담당 김성준씨는 “6개월 전만 해도 한국수출업체와 1,150원에 협상했는데 이젠 1,110원 선도 위태위태하다”며 “경쟁이 치열해 당장 소매가를 인상하기는 어렵지만 추후 어느 정도의 반영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생활용품을 한국서 많이 수입하는 ‘김스전기’ 최영규 매니저도 “소매가격을 5-10% 올려야 하지만 할러데이 시즌을 앞두고 소비가 위축될까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한다”며 “그러나 앞으로 주문할 상품과 내년 판매분에 대해선 환차손을 적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주 판매 수입을 한국 본사에 송금하는 항공업계도 환율 변동에 고민이다. 대한항공의 오규철 부장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 1달러당 100원 정도 손해를 보고 있는 셈”이라며 “다각적으로 대책을 마련 중이지만 사실 환율은 뾰족한 방안이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해광, 김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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