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타아나 무료 휠체어 선교회장 도 쇼엔도르퍼
보험료 때문에 미국 장애인 도움 못 줘
지난 8월 페루 쿠스코에 사는 후아나 프란시스카(75·여)는 생각지도 않았던 큰 선물을 받아 하루하루가 즐겁다. 비록 간이 플래스틱 의자에 24인치 산악용 자전거 바퀴가 달린 단돈 41달러짜리 휠체어지만 이것만 있으면 가고 싶은 곳 어디든 갈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은 이웃들도 자주 만나고, 자갈이 가득한 울퉁불퉁한 산책로도 주저 없이 거닐곤 한다. 다리가 불편한 데다 500달러하는 휠체어를 살 형편도 못돼 침대와 의자 사이만큼의 25피트 공간이 그에게는 지난 50년 동안 세상의 전부였다.
거동이 불편한 불우한 환경의 장애인들에게 무료 휠체어를 만들어주고 있는 이가 있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무료 휠체어선교회(Free Wheelchair Mission) 회장 돈 쇼엔도르퍼(55·샌타애나).
지난 99년부터 지금까지 그로부터 휠체어 선물을 받은 장애인은 어림잡아 앙골라·멕시코 등 전세계 37개국 3만1,000여명. 처음에는 차고에서 홀로 시작한 ‘무료 휠체어 만들어주기 운동’에 현재는 40여개의 단체가 합세했다.
“자포자기의 삶을 살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랬던 그들이 마치 복권에 당첨된 것처럼 육체적으로 부유해졌습니다. 아이들은 학교에, 어른들은 직장을 다닐 수 있게 됐어요. 가족들과 함께 저녁식사도 자유롭게 할 수 있고요. 이젠 더 이상 더러운 길바닥을 기어다니지 않아도 되니 얼마나 좋습니까.”
MIT 공대를 나와 엔지니어로 탄탄대로를 달리던 그가 일을 그만두면서까지 이들을 돕기 위해 나선 것은 25년 전 모로코에 갔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79년이었어요. 아내와 함께 모로코를 방문했을 때 가녀린 한 팔로만 진흙탕 길을 기어가고 있는 여성 장애인을 봤어요. 거지들마저도 코방귀를 뀌며 멸시하는 눈초리로 그를 쳐다보고 있었어요. 그 광경은 절대 잊혀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미국 지역 장애인들에게는 법적 보험가입 의무조항 때문에 도움을 줄 수 없다는 점이 마음에 걸린단다. 매년 20만달러에 달하는 보험료가 큰 부담이 아닐 수 없기 때문. 그래도 쇼엔드로퍼는 2010년까지 2,000만개의 휠체어를 제작·기증하겠다는 최종 목표를 위해 한 숨도 돌릴 틈 없이 늘 바쁘다고 말했다.
<이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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