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웹사이트인 블로그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자유로운 의사소통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회사의 고유정보를 부지불식간에 유출해 말썽을 빚기도 한다. 구글에서 해고된 마크 젠의 얼굴에 비친 그의 블로그 화면.
‘블로그’경계령 (개인웹사이트)
웰스파고 은행에 다니는 피터 휘트니는 블로그(Blog: 개인웹사이트)를 개설해 사생활에서 친구, 직장 이야기를 올려놓았다. 회사에서 우편물을 정리하고 리셉션 업무를 맡아보던 휘트니는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블로그 개설 트렌드에 동참한 것이다. 그리고는 직장 동료 가운데 몇 사람에 대해 비판적인 얘기를 늘어놓았다. 불행히도 직장 상사들이 휘트니의 블로그를 방문했다. 2004년 8월 당시 27세였던 휘트니는 해고됐다. 휘트니는 “사람들은 술집 등에서 삼삼오오 짝을 지어 직장 상사 비판을 자유롭게 한다. 나는 온라인에서 그렇게 했을 뿐이다. 해고는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블로그에 대한 명확한 지침이 없는 상태”라고만 답하고 있다.
미국 내 850만 개, 연말까지 1천만 개 추산
신제품 사전공개·동료 및 상사 비방 등 말썽
명확한 지침 없이 해고… 표현자유 침해 지적도
이 뿐 아니다. 구글, 델타 항공 등 대기업들도 직원들의 블로그를 문제 삼아 해고 또는 징계처분을 내리고 있다. IBM과 같은 일부 대기업은 블로그 유행에 발 맞춰 가이드라인을 설정해 32만9,000명의 전직원들에게 홍보하고 있다. IBM은 가이드라인에서 회사에 대해 언급하려면 반드시 자신의 프로필을 밝혀야 한다고 명시했다. 또 인종비하, 개인 비방, 외설적 표현 등은 용납되지 않으며 정치나 종교와 같은 민감한 이슈는 삼갈 것을 바란다는 입장이다. 블로그를 무작정 엄단하지 않고 회사 거래 내역 등과 같이 민감한 정보를 일반에 공개하지 않는 선에서 블로그의 ‘자유분방함’을 인정하고 있다.
블로그는 하루에 약 2만개가 생긴다. 미국인의 블로그는 올해 내로 약 1,000만개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블로그는 상호 대화 네트웍이란 점에서 가히 새로운 ‘온라인 사랑방’ 구실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미국 내 블로그는 800만개, 이 블로그를 통해 대화를 나누는 사람은 3,200만 명 정도다. 2004년 한해동안 58%가 증가했다. 폭발적이다.
회사는 급증하는 블로그의 잠재적 위험에 바짝 신경을 쓰고 있다. 몇 년 전 이메일 사용 급증에 따라 고용주들이 이메일 사용에 대한 지침을 마련하는 등 부산했듯 이번에는 블로그를 둘러싸고 말들이 많다. 걱정거리가 한둘이 아니다. 회사의 중요한 정보가 거침 없이 일반에 노출되는 게 가장 큰 문제다. 회사 트레이드마크나 특허권이 유출되거나 공개되지 않은 신제품의 사진이 공개된다면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또 다른 직원들을 중상 모략하거나 근거 없이 비방하는 일도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
뉴멕시코 로스 알라모스에 있는 로스 알라모스 국립연구소에서 일하는 컴퓨터전문가 더글라스 로버츠는 자신이 만든 블로그에 익명의 방문자가 들어와 연구소 운영체계를 강력히 비판하는 글을 올리면서 곤혹스러워졌다. 5월에 열린 하원청문회에서는 로스알라모스 핵 시설의 존폐에 대한 논쟁으로 비화하기도 했다.
마이크로소프프는 뚜렷한 지침이 없다. 블로그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직원들이 고객이나 일반인들과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통로로 간주한다.
그래서 직원들의 블로그 제작과 운영을 지원하고 독려한다. 그러나 블로그에 대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회사들도 있다. 당연히 이들이 직원들의 자유를 침해할 것이란 우려를 낳는다. 무언가 자유로운 생각을 표출하는 행위가 저지 당할 때 느끼는 좌절감을 말하는 것이다.
델타항공 승무원으로 일하다 블로그 때문에 해고된 엘렌 시모네티는 회사측이 정확한 지침을 알려주지 않은 채 직원을 해고한 것은 부당하다며 연방균등고용기회위원회에서 진정서를 냈다.
회사측은 블로그에 실린 시모네티의 사진들이 회사 이미지를 실추시켰다고 한다. 시모네티는 남자 승무원의 경우 유사한 사진을 게재했는데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맞선다. 결론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이것이 바로 블로그를 둘러싼 공방의 현주소다.
일부 영리한 사람들은 블로그에 “여기에 실린 내용은 회사의 입장과 무관하다”는 점을 명시하기도 한다. 일부 회사에서는 직원들을 채용하기 전에 지원자들의 블로그를 미리 방문해 그 내용들을 둘러보기도 한다. 구글의 제품관리 부매니저로 일하던 마크 젠은 지난 1월 해고됐다. 블로그에서 장래에 나올 상품에 대해 언급한 게 화근이었다.
그는 지금 다른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쓰라린 경험을 토대로 새 직장에서 블로그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부당한 내용을 실었다간 언제든 해고될 수 있다는 경고메시지를 담았다.
미국인 블로그 사용현황
850만명
57% 남자
48% 30세미만
42% 연수입 5만달러이상
39% 대학이상졸업
82% 6년이상 인터넷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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