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시 이건은 임신 9개월 때 새 집을 보러 다녔다. 뉴욕 교외의 주택 중간가는 130만달러. 2000년 방 2개 콘도를 구입했던 이건 가족은 가족이 늘어남에 따라 새 집이 필요했다. 85만달러짜리 집이 시장에 나오면 하루만에 팔렸다. 도저히 집을 구할 수 없었다. 1년 전 얘기다. 그래서 이건은 남편과 함께 부모의 집으로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부모의 집은 방이 5개이고 빈방이 여럿 있다. 대가족이라도 얼마든지 생활할 수 있다. 시사주간지 ‘비즈니스위크’가 한 지붕 여러 가족의 스토리를 소개했다.
높은 주택가에 조부모와 합류, 생활비 줄이고 자녀양육에도 도움
전국 4%, 캘리포니아는 5.6%, 하와이 8.2%…10년 새 38% 증가
페이먼트·가사 적절히 분담하고 사생활 보호 방안 머리 맞대 모색
갈등소지 있지만 평소 무심하던 가족 사랑으로 삶의 질 업그레이드
전통적인 대가족이 점점 늘고 있다. 건물을 증축하거나 지하실을 방으로 새로 꾸며 주거공간을 늘린다. 늘어난 식구를 위해 손님용 별채나 주차장을 방으로 개조하기도 한다.
새 집을 지을 때 아예 매스터 베드룸을 하나 더 만드는 경우도 있다. 3세대 이상이 한 집에 사는 사례는 1990~2000년 10년 새 38%가 증가했다. 이러한 현상은 집 값이 너무 오르거나, 다세대 주거에 익숙한 문화를 갖고 있는 이민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지역에서 두드러진다.
전국적으로 3세대 이상 주거하는 가정은 4%이며 캘리포니아의 경우 5.6%이다. 하와이는 8.2%나 된다. 첫 주택구입이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을 감안할 때 한 지붕 다세대 주거 현상은 계속 증가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한 지붕 아래에서 여러 세대가 함께 살다보면 장점이 여럿 있다. 일단 렌트를 절약해 나중에 집을 살 때 다운페이로 쓸 수 있다.
생활비를 절약함으로써 부부 중 한 사람이 아이들 양육에 전념하거나 비즈니스를 오픈할 수도 있다. 집의 위치에 따라 학교도 좋은 곳을 선택할 수 있고 직장 출근거리도 줄일 수 있다.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피터 클라크는 부모와 합쳤다. 각각 2,500스퀘어피트 규모의 방 3개짜리 집 2채를 처분해, 방 5개에 부모를 위한 별채까지 있는 1에이커짜리 집을 살 수 있었다.
물론 수영장도 있다. 이들 가족은 삶의 질이 높아졌다고 좋아한다. 자녀들을 돌보는 일에서부터 부모를 돌보는 일에 이르기까지 갖가지 집안 일을 한결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무조건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여러 세대가 같이 살다보니 생각하지 못한 일들이 터져 나온다. 그러니 이런 부분에 대해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필요한 룰을 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각종 페이먼트에 대한 분담문제가 있다. 또 가사분담도 갈등의 요인이다. 사생활 보호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자녀 교육에 대한 의견충돌이 발생할 수도 있다. 부모와 조부모의 견해가 상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성인이 되어 부모의 집으로 들어간다는 게 자존심을 건드릴 수도 있다.
무능력하다는 주위의 삐딱한 시선에 완전히 자유롭지 못한 측면을 말한다. 2007년 석사학위 수여를 위해 대학원 학비를 조달하느라 처가에 의탁하고 있는 제프리 모던이 이 경우에 속한다.
이러한 문제점을 예방하고 극복하기 위해서 전문가들이 몇 가지 귀중한 조언을 했다. 첫째, 계획이 필요하다. 한 지붕으로 들어가기 전에 재정 및 가사 분담, 주거 공간 사용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 조부모는 자녀 양육 및 교육에 대해 자신들이 맡아야 할 부분을 수락해야 한다.
그리고 부모는 자신들의 자녀 교육 방식에 대해 한 지붕 밑 다른 성인들이 이해해 줄 것을 사전에 부탁해야 한다. 어리거나 젊은 자녀들이 다른 성인의 눈에는 마음에 안 들게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주거공간을 가능한 프라이버시 존중되도록 공유하면 최상이다. 하지만 상당수 지역에서는 집을 마음대로 개조할 수 없도록 하고 있어 간단치 않다. 재산세나 보험료가 인상될 수도 있다. 차선책으로, 층을 나누어 사용하거나 아니면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방을 쓰는 방법도 있다. 직계 가족들만 따로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재정분담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재산세는 집을 공유하고 있으므로 절반씩 나누는 게 좋다. 전기, 전화, 케이블 요금 등은 가족 수로 나누는 게 현명하다. 물론 수입이 많은 가족이 부담을 더 지는 것도 나쁘지 않다. 또 조부모가 자녀로부터 렌트를 받지 않고 절약하도록 해 분가를 도울 수도 있다.
그래도 여러 사람이 한 집에 살다보면 티격태격하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하지만 한 지붕 다세대 가족들은 무엇보다 가족들이 함께 살면서 서로에 대한 사랑이 커지고 서로에 대한 배려를 더 많이 하게 됐다는 점을 소중하게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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