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준길 전 공보공사 ‘The History of Korea’ 펴내
김준길 주미대사관 전 공보공사(사진.65, 현 명지대 객원교수)가 영어 한국사를 펴냈다. 올 1월 출간된 ‘The History of Korea’는 미국인들이나 동포 2세들이 알기 쉽게 쓴 대중적인 역사책이다.
미 그린우드 출판사에서 세계사(The Greenwood Histories of the Modern Nations) 시리즈의 한국 편으로 출간된 책은 총 232페이지에 선사시대부터 김대중 정부까지 통사 형식으로 아우르고 있다.
모두 8장으로 된 본문은 동아시아의 질서 속에서 한반도 역사를 설명, 객관화시키고 있다.
또 연도별 주요 사건, 인물사전, 용어 풀이, 한국 관련 연구 서적 소개를 곁들여 이해도를 높였다.
특히 근대사 부분에서 일제의 실제적 강점기를 1905년 을사조약부터로 해석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러일전쟁 후 일본은 한반도에 2개 전투사단과 경찰, 헌병 2만5천명 등 총 5만명의 병력을 주둔시켰습니다. 이미 외교권 등 조선의 자주권을 뺏은 상태에다 무장군인들로 조선을 억누르기 시작한 겁니다.”
그는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대일 무력투쟁이 불가능했던 상황을 설명하고 3.1운동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기미독립선언문 전문도 실어 일제에 대항한 조선민중의 저항정신을 알렸다.
이 역사서는 시종 딱딱하지 만은 않다. 단군신화, 삼국사기의 황산벌 전투장면, 원효대사와 요석공주의 연애담을 삽입, 통사의 지리함을 풀어준다. 또 처용가 등 향가, 여요는 물론 이방원의 하여가 등 시조를 곁들여 정치경제 중심의 지면에 문화사적 넓이를 확장시키는 한편 재미를 더했다.
사학자도 아닌 김 전 공사가 영어 한국사에 관심을 갖게 된 건 그의 해외 홍보 이력과 무관하지 않다.
“오랫동안 해외홍보를 담당하면서 한국 역사를 제대로 알려주는 영어 역사책이 없는 점을 보고 직접 쓰기로 결심했습니다.”
뉴욕 문화원장과 워싱턴에서 해외 홍보를 담당하면서 그의 결심은 더욱 다져졌다.
“미국의 언론인, 학자 등 오피니언 리더들은 관광 소개 수준이 아닌 한국의 역사와 문화의 배경을 이해할 수 있는 깊이 있는 자료를 요구했습니다.”
99년 주미 공사직을 끝으로 공직에서 물러나며 그는 자기의 마지막 할 일을 찾았다.
대학시절부터 역사에 대한 깊은 관심, 소문난 영어 실력, 기자 경력등은 그의 자산이 됐다.
2003년 여름부터 유타주의 브리검 영 대학에서 초빙교수로 한국학을 가르치면서 집필에 들어갔다.
“미 고교생 수준에 맞춰 일반인들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썼습니다. 이 책이 미 학생들에 올바른 한국역사를 가르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중국의 동북공정과 일본의 교과서 왜곡 등에서 보듯 힘이 역사를 만들어내는 시대에 그는 저술가로 흡족해하지 않는다.
미국의 교과서, 역사책의 그릇된 점을 바꾸자는 개인 국가 홍보대사를 자임하고 나섰다. 그래야 팍스 아메리카나 체제에서 한미관계가 바로 설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를 위해 그는 올해만 워싱턴을 비롯 뉴욕, 필라델피아를 돌며 한국 역사 바로 알리기 캠페인을 벌였다. 내년초부터는 LA,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달라스 등 미 대도시를 순회하며 캠페인을 계속할 예정이다.
김 전 공사는“미국의 잘못된 한국 역사 교육을 바꾸는 데 있어 정부의 역할은 한계가 있다” “결국 미주 동포 학부형들이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의 저서는 아마존 닷컴에서 판매하고 있다. 하드커버로 45달러)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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