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이 이게 뭐니 좀 치울래” “참견 마세요, 엄마 출입금지”
범죄 현장 같다. 옷가지는 서랍장에서 삐죽 빠져 나와 있고 신발은 침대 옆에 나뒹굴고 있으며 책과 CD, 과자 부스러기는 방바닥에 흩어져 있다. 전형적인 프리틴(9∼12세) 세대들의 방안 풍경이다. “좀 치우고 정리하라”고 잔소리하면 곧장 문 앞에 접근 금지(Keep Out)라는 ‘가처분 명령’의 표지판이 나붙는다. 아빠 엄마는 서로 “당신네 쪽 유전자”라며 책임전가를 하다가 급기야는 온 집안이 싸움터로 변한다. 주변 정리에 약한 프리틴들, 어떻게 길들이고 가르칠까
■9~12세 자녀 정리정돈 길들이기
Parentingadolescents.com의 창업자 진 왈브리지는 온 집안이 청결한데 왜 프리틴 자녀의 방만 지저분한 지에 대해 의문이 가시지 않았다. “저렇게 정신없이 어질러진 데서 살고 싶은 것일까?” 부모들은 의아해 한다.
이에 대해 ‘격변의 시기’(The Roller-Coaster Years)의 공동저자 마가렛 사가리스는 “프리틴 세대는 자신과 부모를 구분하기 시작한다”며 자신이 부모의 일부분이 아님을 확인하고 싶어한다고 강조한다. 그에 따르면 또 방의 모습은 아이 내부의 모습이기도 하다.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 또 지적으로 많은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내부의 모습이 그대로 외부로 반영되는 것이 그들이 기거하고 있는 방의 모습이라는 것.
예를 들면 프리틴들은 아동기 시절에 모았던 유기오 카드, 장난감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서 청소년들이 가지기 시작하는 CD, 몸단장 세트 등도 함께 가지고 있다. 몸도 마음도 양다리 작전이므로 뭐하나 제대로 간수하고 정리하기가 힘든 상태라는 것이 아동발달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때문에 사가리스는 “아이의 방은 프라이빗 라이프이자, 프라이빗 영역이므로 있는 그대로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집안정돈 습관이나 물건관리 습관 가르치기에 대해 완전히 백기를 들 필요는 없다. 요령은 다음과 같다.
규칙은 간단하게 정한다. 부모 자신이 먼저 우선 순위를 정해야 한다. 침대 정리가 더 중요한지 빨랫감을 빨래 통(hamper)에 집어넣는 것이 더 중요한 지를. 그리고 이를 구체적으로 명시해서 아이가 쉽게 볼 수 있는 곳에 붙여둔다.
표현의 자유는 존중한다. 그림도, 배우 사진도 아이가 원하는 대로 붙이도록 놔둔다. 아이의 영역을 침해하지 않는다. 단 박스나 바구니. 상자 등 정리 정돈에 필요한 도구들은 제공한다.
동기를 부여한다. 연례적으로 거라지 세일을 열어 여분의 용돈을 벌기 위해 방 정리를 하든지 오래된 장난감이나 옷 등을 자선기관에 헌납하는 식이다.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한다. 방바닥이 복잡해서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을 제때에 못 찾아 벌금을 납부해야 한다면 아이 돈으로 내게 한다. 청바지를 아무렇게나 내팽개쳐 구겨졌다면 아이 스스로 다리게 한다. 성장한다는 것은 책임도 더불어 늘어난다는 것을 알려준다.
■아이 방 정리에 도움되는 물건들
부드러운 빨랫감 통
가벼워서 선반 꼭대기에 올릴 수도 있고 클로짓 바닥에 놓을 수도 있다. 공, 야구 방망이, 두꺼운 스웨터 등 계절적인 용품을 넣어두기에 적당하다.
문에 걸어두는
천으로 된 신발꽂이
신가드, 필기도구, 줄넘기 등 찾기 쉽지 않은 물건을 신발대신 꽂아두면 정리가 쉽다.
대형 바구니나
상자
운동화, 부츠 등을 간수하기에 편하다.
불리틴 보드
붙이고 싶은 것을 붙이면 자기 표현에 도움도 되고 기억해야 할 것 등을 붙여두면 시간계획에도 도움이 된다.
코트랙
서 있는 옷걸이나 혹은 벽에 붙이는 옷걸이도 괜찮다. 벨트, 스카프, 가방 등을 걸어두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정석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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