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년 과일장사
단골들 러브 콜에
은퇴 전격 포기
주 7일 매일 15시간 싸고 신선한 물건 공급
몸도 아프고 아내마저 죽자 의욕잃고 폐업 결심
고객들 열화같은 간청에 결국 다시 오픈
피코-로벗슨 지역에서 오랫동안 조그만 청과상을 지키면서 주민들에게 신선하고 값이 저렴한 과일과 채소를 팔아왔던 스탠 파스칼(65·스탠스 프로듀스 마켓 주인)이 단골들의 성화에 못 이겨 은퇴를 전격 포기(?)한 스토리가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파스칼은 페어팩스 애비뉴에서 25년간, 또 부근의 피코 블러버드와 글렌빌 드라이브 코너로 이전하여 14년 동안 주 7일간 매일 15시간씩 일하며 청과물을 공급해 왔다. 그
러나 최근 심장병 과 간염의 발병으로 수차례 병원행을 했고 게다가 평생 반려였던 아내 수잔을 잃었다. 의욕을 잃은 그는 65세 생일을 맞아 은퇴를 결심했다. 쌓인 청과물을 주변에 모두 나눠준 후 문을 닫고 판다는 사인을 내걸었다.
그러나 수십년 단골이나 이웃들은 ‘동네 붙박이 가구’ 같았던 그의 부재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놀란 주민들은 “제발 돌아와요”란 내용의 하소연을 굳게 닫힌 가게 앞에 다닥다닥 붙이고 그를 그리워하는 우편물도 산같이 쌓였다. 주변에는 홀푸즈나 겔슨, 파빌리언 대형 마켓들이 진을 치고 있지만 주민들은 파스칼의 조그만 청과상이 다시 오기만을 고대했다.
식구이상의 정을 나누던 단골들의 러브 콜은 은퇴 후 라스베가스로 이주하려던 그의 마음을 결국 붙잡았다. 에스크로에 들어가게 된 날 그는 은퇴계획을 철회하고 가게문을 열고 신선한 감자와 토마토, 사과, 아보카도, 호박 등을 수북히 쌓고 손님들을 맞았다. “부모님 따라 7세부터 청과를 만져 내피는 아마도 토마토로 만들어졌을 것”이라는 그는 “이제 85세까지 이 자리를 지키겠다”고 활짝 웃었다.
다시 그를 붙잡은 고객들도 더 없이 기쁜 표정이다. 그가 문닫기 전까지 일했던 종업원 2명도 복귀했다. 캐나다 몬트리올, 윈저, 온타리오에서 청과상을 했던 그의 가족은 1956년 LA로 도착, 다운타운서 청과상을 했다. 스탠은 아내와 함께 39년 전 페어팩스에서 청과상을 열었다.
파스칼 부부는 새벽 3시에 트럭을 몰고 다운타운 도매상에서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픽업하면서 일을 시작, 매일 15시간씩 가게를 지켰다. 신선함과 저렴한 값, 또 가족 같은 유대관계가 부유한 지역에서 이들의 청과상이 문제없이 오랫동안 자리를 지킨 비결이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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