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금요드라마 ‘어느날 갑자기’ 주연… 연기 성숙 기회
해맑은 송선미의 얼굴에서 연기 경력 9년의 세월을 찾아낼 만한 시청자는 별로 없을 것이다.
24일 첫 방송되는 SBS 새 금요드라마 ‘어느날 갑자기’(극본 박현주, 연출 박영수)에서 그가 맡은 고은혜는 송선미에게 일종의 새 출발점. 은혜는 따뜻한 마음씨로 평화로운 가정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다 가까운 친구에게 배신을 당하고 홀로 서기에 나선다.
은혜는 삶의 세파를 헤쳐나가는 캐릭터예요. 제가 했던 역할이 부잣집에서 어려움 모르고 자란 게 많아서 그렇지 않은 역을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죠.
얼굴에 새 연기를 새겨넣는 기회인 만큼 송선미에게 이번 드라마의 의미는 크다. ‘연기 경력이 9년 정도 된다’고 운을 떼는 송선미의 얼굴에는 늦게나마 새로운 연기를 선보이는 설렘과 그동안 다양한 얼굴을 내보이지 못한 자기 반성이 함께 묻어난다.
9년 동안 제대로 된 멜로 연기를 못해봤어요. 은혜는 밝고 긍정적인 역할이지만 멜로적인 부분도 많이 가미된 역할이죠. 제가 드라마를 끌고 갈 힘이 되는지도 시험해 보고 싶었어요.
드라마의 은혜처럼 송선미도 이제 홀로서기에 나서는 셈이다. 지난해 KBS 2TV ‘부모님 전상서’에서 연기한 철없는 큰며느리의 이미지가 그동안 송선미를 둘러싸고 있었다면 이제는 그 이미지를 깨고 나설 차례다.
제 연기가 조금씩 나아지고 좋아질 때 카타르시스와 행복을 느껴요. 인생을 알수록 연기가 깊어진다고 하잖아요. 이번이 연기가 성숙하고 넓어지는 기회가 될 거라 생각해요.
’필라테스’ 비디오를 내놓은 데다 MBC 드라마 ‘비밀남녀’에서 벨리댄스를 선보이기도 해 이번 드라마에서도 뭔가를 보여주지 않을까 기대도 된다. 그렇지만 송선미는 극 중에서 필라테스를 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사양했다. 캐릭터를 잡는 데 충실하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은혜의 친구에게 끌려 상처를 주는 남편 역의 이종원도 송선미를 ‘선한 여고생의 느낌’이라 평했다. 착한 얼굴이 따뜻함을 잃지 않으면서 강해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은 이제 송선미의 몫이다.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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