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독일, 일본 등 세계 9개국의 문화산업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여 문화 콘텐츠 비즈니스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는 글로벌문화산업 포럼이 2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3층 국제회의실에서 개막됐다. 이틀간 8시간씩 이뤄지는 포럼에서 다양한 주제 발표와 토론이 열린다.
그 중 중국 전문가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눈에 띈다. 중국은 ‘한류’의 경제적 효과 측면에서 아직 일본에 뒤지지만 동아시아 대부분의 나라가 ‘중화권’으로 통칭될 만큼 여러 국가에 영향력을 갖고 있으며 한국 대중문화가 깊숙이 침투된 곳이다.
장밍지 중국TV제작위원회 사무국장은 27일 ‘한중 TV드라마 교류와 합작’이라는 제목으로 주제발표에 나선다.
그는 미리 배포한 주제발표문을 통해 초기 중국에 한국 드라마 열풍을 몰고온 ‘사랑이 뭐길래’부터 청춘 드라마 ‘겨울연가’ ‘가을동화’, 홈드라마 ‘목욕탕집 남자들’, 생활극 ‘보고 또 보고’ ‘인어아가씨’, 사극 ‘대장금’에 이르기까지 한국 드라마의 핵심 내용인 가족 구성원간의 사랑, 효, 부부간의 애정, 시련에 굴하지 않는 남녀간의 사랑 등 전통적인 도덕관은 중국의 전통문화를 바탕으로 한 동양문화, 즉 유교문화이기 때문에 중국 시청자들의 윤리관과 매우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 드라마의 중국 시장 성공 요인을 ‘서민의 일상 생활과 신선한 내용을 소재로 삼아 진솔하게 그려낸 점’을 꼽았다. 또한 연애장면을 묘사할 때도 아시아 문화권 국가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함축적으로 표현하되 지나치게 격정적인 표현은 자제해 유미적ㆍ시각적인 효과를 얻었다는 점도 중요한 요인으로 분석했다.
또한 한국에 여성 작가가 많다는 점도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눈길을 끈다. 그는 한국의 드라마 작가는 대부분 여성들로, 한국 드라마의 성공에 이들의 공이 크다. 여성 작가들의 창작 특징은 섬세하고 함축적이며 낭만적인 데다 생활의 세세한 느낌을 살려 전통적 유교문화사상을 표현한다면서 중국의 작가는 대부분 남성이어서 역사적 사실이나 사회현실을 소재로 드라마의 정치의식이나 사회적 효과를 중요시해 한국 작가들의 접근법과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장밍지 사무국장이 발표한 중국 방송시장 규모에 따르면 2005년 현재 314개의 방송국과 2천289개의 채널, 12억 명의 시청자가 있으며 전체 TV 광고수입 중 70%를 드라마 광고가 차지하고 있다. 또한 드라마 제작회사는 2천개이며, 드라마 제작편수는 500편 1만2천447회, 총 투자액은 40여억 위안에 달한다.
그는 한국과 중국은 문화면에서 많은 유사성을 갖고 있다며 한중문화는 아시아 문화의 중요한 구성요소인 만큼 상호이해 증진과 신뢰를 바탕으로 교류와 협력을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한편 같은 날 발표에 나설 홍콩 일간지 ‘대공보(大公報)’ 왕궈화(王國華) 사장은 중국이 내세워야 할 문화로 ‘공자’를 꼽아 눈길을 끌었다. 그는 미리 배포한 주제발표문을 통해 공자와 유교문화는 문화 금광으로 불리며 고부가가치 친환경 ‘신흥산업 클러스터’라고 적극적으로 해석했다.
이와 함께 왕궈화 사장은 경제성장과 함께 문화 영향력을 강화해온 한국과 일본은 아시아 국가의 모범이 될 수 있다고 전제한 뒤 한국은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문화산업을 21세기 전략적 핵심산업으로 적극 육성했으며 이에 따라 한국의 게임산업은 국제적인 브랜드로 발전했다. 이는 아시아 문화산업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는증거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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