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하면 칭찬해 주고 밀어 젖혀주기까지
개인 트레이너 두고 운동하는 듯한 느낌
‘Wii 콘솔’포함 350달러에 시스템 구입가능
‘닌텐도’가 18개월 전에 출시한 ‘위(Wii)’는 비디오 게임에 대한 세간의 인식을 바꿔 놓았다. 비디오 게임은 젊은 남자들이 햇빛도 들지 않는 골방에 틀어박혀 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들끼리 직관적으로 즐길 수 있는 오락으로 이제까지 비디오 게임을 하지 않던 사람들의 마음도 끌게 됐다. 여자, 학부모들은 물론 양로원 입주자들까지 테니스나 보울링 같은 게임을 하는 ‘위’는 전세계적으로 2500만대 이상이 팔린, 현 세대의 베스트 셀러 게임기가 됐으며 아직도 미국에서는 상점에 진열하기가 무섭게 팔려나간다.
이제 ‘닌텐도’가 내놓은 최신 게임 ‘위 핏’이 홈 피트니스 시장에 비슷한 물결을 일으킬 것 같다. 북미주에는 다음 주에 선보일 예정인 ‘위 핏’이 체육관을 대신할 것은 아니지만 3,000달러짜리 타원형 기계나 시간당 150달러를 받는 퍼스널 트레이너가 흔한 세상에서 최소한 전세계적으로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 집에서 체력을 단련할 대중적인 제품이 될 기회만은 갖게 됐다. 외국에는 지난 달에 출시됐는데 영국에서는 사상 최고속으로 팔린 제품중 하나로 기록됐다.
‘위 핏’을 가지고 운동을 하면 칭찬도 하고, 밀어 젖혀기도 하고 가끔 한번씩 바나나를 먹으라고 일러주기까지 하는 트레이너를 두고 있는 것과 같다. 또 사용자 개개인이 ‘미(mii)’라는 만화같은 아바타를 만들게 되어 있으므로 친구나 가족보다 얼마나 더 나아졌는지를 스스로 살펴볼 수도 있다.
이 시스템의 가격은 90달러로 물론 250달러짜리 ‘위’ 콘솔이 있어야 사용할 수 있다. 텔리비전과 ‘밸런스 보드’를 바닥에 놓고 그 위에서 팔굽혀펴기부터 요가, 그보다 더 재미있고 어려운 균형잡기 게임과 에어로빅 콘테스트 등 수십 가지 게임을 하는 것이다. ‘닌텐도’는 ‘위’를 운동을 진지하게 하는 사람을 겨냥해 만든 것이 아니라 직장 일하고 가족 보살피느라 바쁘지만 집에서 재미있게 몸매도 조금 가다듬고 싶은 사람의 마음에 들려는 것이다.
뉴욕의 교사 신디 리가 ‘위 핏’의 요가 프로그램으로 운동하고 있다.
뉴저지주 티넥의 자기 집에서 소기업 홍보담당자로 일하는 33세의 쉬라 와이스는 ‘위 핏’이 자신의 라이프스타일과 주택 구조에 적합하다고 환영한다. 아이를 낳기 전까지는 매일 체육관에 가서 운동을 했지만 이제는 그렇게 하기 힘들어 집에 트레드밀을 들여 놓기 원했지만 현관문이 너무 좁아 포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위 핏’에 들어 있는 거의 50가지 운동은 4가지 카테고리로 분류돼 있다. 근력 강화 훈련, 에어로빅, 균형잡기 게임과 요가인데 각 사용자마다 체중 감소나 증가 목표 등을 포함한 개인 프로필을 만들게 되어 있다. 그러면 시스템이 사용자의 체중, 신체중량지수와 함께 개별 운동의 성적까지 추적한다. 초짜가 분에 넘치는 심한 운동을 하거나, 좌절하지 않도록 돕기 위해 처음에는 각 카테고리별로 두어 가지 운동만 할 수 있게 해 놓았다. 간단한 운동을 완전히 마쳐야 더 어려운 액티비티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에어로빅의 경우 훌라후프 게임을 마친 다음에 트레드밀을 거쳐 달리기 게임을 하게 되어 있는데 달리기의 경우는 ‘밸런스 보드’를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TV 리모트 크기의 ‘위’ 컨트롤러를 주머니에 넣거나 손에 잡고 움직임을 감지하는 컨트롤러가 만보계 역할을 하는 곳에서 달리면 된다. 스크린에는 사용자가 경치 좋은 공원을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므로 그저 텔리비전을 보며 오래 달리고 있으면 ‘위’가 운동의 진전상황을 추적해 준다. 와이스는 “쳐다 볼 것이 있으니까 트레드밀 위에서 뛰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어요. ‘닌텐도’를 내 몸을 가지고 노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뉴욕에서 요가를 가르치는 신디 리(54)에게 ‘위 핏’은 와이스에게처럼 적합하지 않았다. 요가를 제대로 하기에는 우선 보드가 너무 작아 몇가지 포즈만 해봐도 보드에는 한 손과 한 발만 놓을 수 있을 뿐이었다. 요가의 내용 또한 심신의 건강을 종합적으로 도모하기보다 신체운동만 모아 놓은 것이었다고 리는 아쉬워했다.
한편 뉴욕 첼시 피어스의 ‘스포츠 센터’에서 일하는 운동 생리학자 섀런 휴이(51)는 이틀에 걸쳐 살펴보고 직접 게임도 해보더니 처음의 미심쩍음이 놀라움과 찬탄으로 바뀌었다. “상당히 좋네요. 정말 운동이 되겠어요. 내가 해보았더니 모든 액티비티가 핵심을 찌르더군요. 전반적으로 체육관에 오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도구가 될 것 같습니다”
트레드밀이나 기타 운동기구를 집에 들여 놓은지 2주만에 옷걸이로 전락시키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이 게임은 운동을 재미있게 만들어 놓았으니 게으른 사람들에게도 자극이 될 것이라고 휴이는 덧붙였다.
<뉴욕타임스 특약-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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