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배우 리키 저베이스가 매사추세츠 로웰에서 첫 필름을 감독하고 있다.
앤젤라 페리는 보스턴 인근 샤핑몰에서 찍고 있는 새 영화 ‘폴 블라트’ 세트장에 엑스트라 200명을 내보냈다. 보스턴 캐스팅이란 배역 에이전시를 운영하고 있는 페리는 너무 바빠 매사추세츠 주정부가 영화사들에 제공하고 있는 세제 혜택에 대해 이야기할 시간이 없다. 20년간 기업 영화, 광고로 간신히 먹고살던 그녀의 비즈니스 매출이 작년 2배로 늘었다. “하루 12~15시간씩 일하고 있다”고 그녀는 말한다.
파격적인 세제 혜택으로 영화사들 끌어들여
지역경제 활성화·주 이미지 홍보 등 일석이조
보스턴 캐스팅을 경영하고 있는 앤젤라 페리는 때 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
작년 7월 디벌 패트릭 주지사가 25% 영화 세금 크레딧을 주는 법안에 서명한 후 주요 영화 제작사들이 매사추세츠로 몰려들고 있다. 그 법안은 할리웃 영화 제작사들을 유치하려는 여러 주 정부간 경쟁의 산물이다.
지난 4월에는 뉴욕과 미시건이 세제 혜택을 부여했다. 미시건의 경우 세금 크레딧을 42%까지 높였다.5월에는 아놀드 슈워제네거 가주 주지사가 영화사들을 가주 내 묶어두기 위해 세금 혜택을 높일 것을 주 의회에 요청하기도 했다. 최근 들어 50개주 거의 모두가 영화 세금 혜택을 주고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세금 혜택을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매사추세츠에서도 일부 의원들은 납세자들이 할리웃의 화려함에 현혹돼 영화 제작으로 생긴 돈의 대부분이 감독과 유명 영화 배우 손으로 들어가며 주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세제 혜택 지지자들은 물론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들은 수백만 달러 규모의 영화 제작을 유치하는 데서 오는 경제 효과는 엄청나며 특히 영화가 만들어지는 곳에 있는 스몰 비즈니스는 혜택을 본다고 말한다. 영화 산업 유치에 적극적인 매사추세츠는 벌써 큰 덕을 보고 있다. 매사추세츠 영화국의 닉 팔레오로고스에 따르면 세제 혜택이 과거 맥없던 이곳 영화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제한적 세제 혜택이 시작된 2006년 이래 매사추세츠는 직접적인 영화 제작 수입만 5억4,500만달러를 벌어 들였다. 그 전 해에는 고작 600만달러에 불과했다. 팔레오로고스는 “지난 1, 2월만 해도 보스턴 호텔은 텅 비어 있었다”며 “그러나 올해는 꽉 찼다. 영화사가 들어와 2달 동안 방을 200개나 예약한다. 숙박과 관련된 일자리 이외에도 파급 효과가 있다. 실업수당 대신 월급을 받고 세금을 낸다. 그들이 나가 돈을 쓰면 다른 비즈니스도 돈을 벌고 세금을 낸다”고 말했다.
2005년에는 주 전체에서 영화 한편이, 다음 해에는 두 편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2007년 세제 혜택이 주어진 다음에는 8편으로 늘었고 올해는 7월 이전에 7편이, 앞으로 5편이 더 제작될 예정이다.
1월 이후 여러 영화사들이 보스턴 인근에서 동시에 필름을 찍고 있다.
‘폴 블라트’ 이외에도 마틴 스코세지가 ‘애시클리프’를, 영국 배우 리키 저베이스가 ‘진리의 이쪽’(This Side of the Truth)을 로웰에서 촬영 중이며 샌드라 블록은 락웰에서 ‘제안’(The Proposal)을, 매슈 맥코너히가 보스턴에서 옛 여자 친구의 유령(The Ghosts of Girlfriends Past)을 찍고 있다. 달러가 유로에 대해 반값이 되는 바람에 외국 영화사들도 매사추세츠로 몰려들고 있다.
호텔, 식당, 바들이 제작, 경호, 미용업소, 영화 기구를 제공하는 스몰 비즈니스와 함께 그 혜택을 누리고 있다. 지역 영화 노조는 회원 수가 50%가 늘었으며 일감이 느는 바람에 급료도 2배가 됐다. 매사추세츠 노동국은 노동 수요가 늘어나자 영화 종사자의 기술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을 후원하고 있다.
‘진리의 이쪽‘ 제작자인 린다 옵스트는 “세제 혜택 때문에 매사추세츠를 찾았다”며 그 덕에 제작비 300만달러를 절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영화 총 경비는 1,800만달러에 달한다.
보스턴에서 북서쪽으로 45분 떨어진 로웰시는 저베이스 팀을 쌍수를 들어 환영했다. 잭 케루액의 고향이자 제분소가 있던 이 마을은 영화 제작으로 200만달러의 추가 수입을 올리게 됐다. 하몬스 페인트 소유주인 션 하몬은 영화사와 2만달러어치 비즈니스를 했다. 하몬은 “영화 제작으로 새로운 수입이 생겼다. 시 전체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영화 제작진이 대거 몰려들면서 2달 동안 호텔과 식당, 세탁소 등 지역 비즈니스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저베이스는 로웰을 선택하기 전 뉴잉글랜드 10여개 지역을 조사했다. “영화로 스몰 비즈니스가 돈을 번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되돌려 주는 것이 중요하다. 뿐만 아니라 뉴욕이나 다른 곳에서 찍는 것보다 300만달러가 절약된다”고 말했다.
사실 주 정부로 하여금 이 세제 혜택을 주도록 한 것은 페리와 같은 스몰 비즈니스 업주들이다. 2004년 영화사들의 페이롤 택스 대행 업소인 크루 스타 부사장인 조 마이엘라 등은 매사추세츠가 좋은 비즈니스 기회를 놓치고 있다고 주 정부에 영화 유치를 촉구했다.
깨끗한 해변, 다양한 지형, 역사적 마을들이 있는 매사추세츠는 매력적인 곳이다. 관광은 주요 산업이며 이곳에서 영화를 찍을 경우 수백만달러의 부수적인 홍보 효과도 있다. 마이엘라는 “매사추세츠는 이 정도 영화사를 유치하는 데 관심권밖에 있었다”며 “목적 달성을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루이지애나 등 다른 주 케이스를 연구해 세제 법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첫 법안은 세제 혜택에 7,000만달러 상한선을 두는 바람에 큰 영화는 유치할 수 없었다. 그러나 비즈니스 연합의 요청에 따라 패트릭 주지사가 작년 7월 상한선을 철폐하고 세제 혜택도 20%에서 25%로 늘였다. 팔레오로고스는 “다른 주에서는 혜택에 이런 저런 제한을 붙여 까다롭게 굴지만 우리는 그런 것이 없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매사추세츠는 일손이 딸려 일감을 빼앗긴 적은 없지만 수요에 맞춰 공급을 늘리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노동국외에도 주 정부는 각 대학에 영화 산업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늘려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곳을 떠났던 배우와 영화업 종사자도 돌아오고 있다.
이밖에 3그룹의 투자가들이 플리머스에 4억달러를 들여 사운드 스테이지를 만드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그렇게 되면 수천 개의 일자리가 생기는 것은 물론 매사추세츠는 영화 제작 중심지로 더욱 각광을 받게 될 것이다.
<뉴욕타임스 - 본사 특약>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