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애나 주의 한 농부가 집중호우로 작물이 유실된 농지를 바라보고 있다.
비 피해로 제대로 자라지 못한 인디애나 곡창지역의 옥수수. 최소한 4피트 정도는 자라야했을 옥수수가 무릎 높이밖에 되지 못하고 있다.
세계 각국 재배면적 늘리며 식량위기 대처
미국곡창지역 잇단 호우, 옥수수재배에 타격
중국도 ‘비’피해 비상… 호주는 가뭄에 고전
만연한 식량부족 위기와 관련해 어느 때 보다 고대되는 것이 풍작이다. 올 해의 작황은 그러나 기껏해야 평년작 정도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일부 농부들은 재난을 우려하고 있을 정도다.
미국의 옥수수 농부들은 너무나 많은 강우량에 피해를 입었다. 반면에 호주에서는 가뭄으로 밀 농사가 타격을 받고 있다. “올해 농사는 시작부터 좋지 않았다. 불안은 점차 높아가고 있다.” 곡물작황 분석가인 빌 닐슨의 말이다.
인디애나 주 남서부지역에서 35년간 농사를 지어온 랜디 크론은 걱정이 태산이다. 지금쯤이면 옥수수는 한 자 이상 더 자라 있어야 한다. 지난 봄 내내 마치 하늘의 수도꼭지가 터진 양 비가 쉬지 않고 내렸다. 그 탓이다.
크론의 밭은 너무나 축축해 작물을 심기 어렵다. 물에 잠긴 일부 옥수수들을 크론은 그럭저럭 옮겨심기는 했다. 옮겨 심지 못한 옥수수들은 이제 겨우 2인치 정도 자랐다.
계절적으로 미국의 옥수수는 왕성하게 자랄 때다. 이런 시점에 열에 하나 정도의 비율로 옥수수들은 싹조차 나지 않았다는 게 연방농무부의 지적이다. 늦게 심겨진 옥수수는 여름의 강렬한 햇빛에 대미지를 입기 쉽다. 때문에 올해의 옥수수 작황은 낮아질 것으로 우려된다는 것이다.
지난겨울 전 세계적인 식량위기는 이미 뚜렷이 감지됐다. 주요 곡류 값이 앙등하면서 세계 20여 개 국가에서 폭동이 발생한 것이다. 그리고 영양실조의 불안은 확대됐던 것이다. 전 세계가 보다 많은 옥수수, 밀, 대두, 그리고 쌀 등을 필요로 함에 따라 농부들은 도전에 나섰다. 유럽에서는 유휴지로 묵혀두었던 수백만 에이커의 경작지에 농산물을 심었다. 아시아에서는 2모작, 3모작이 보통이 되다시피 했다.
미국의 농부들은 올해 3억2,400만 에이커의 경지에 각종 농산물을 심었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400만 에이커가 늘어난 것이다. 미국의 농지 중 베스트라고 할 수 있는 농지의 상당 부분이 그러나 물에 잠겼다. 가장 심한 타격을 받은 지역은 인디애나와 일리노이 주다. 아이오와 위스콘신, 미네소타도 지난 주말 물에 잠겼다.
센트 루이스 인근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밥 비엘은 이 같은 비 피해로 650에이커의 옥수수 밭 중에서 제대로 옥수수를 심은 면적은 140에이커 밖에 안 된다고 밝힌다. 일부 농부들은 트랙터를 꺼내지도 못하고 물에 잠기게 했다.
올해 미국의 대두 재배는 지난해에 비해 16%가 처진다. 미국의 쌀 생산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아칸소에서 쌀 재배도 전년만 못하다. “올해 쌀 수확은 고대하던 풍작은 되지 못할 것이 확실하다.”아칸소 쌀 농부 협회의 하비 호우윙턴의 말이다.
수확은 늘기도 하고 줄기도 한다. 그러나 주요 곡물의 공급량이 수 십 년래 최저 선에 이른 상황에서 수확감소는 상당한 타격이 될 수도 있다. 미국은 세계 최대 농산물 공급국으로 전 세계 옥수수의 공급량의 60%, 대두의 3분의 1, 밀의 4분의 1, 그리고 쌀의 10분의 1을 커버하고 있다. “미국이 흉작을 맞이하면 그 파장은 여간 심각한 게 아니다.” 연방농무부 수석 경제학자 조셉 글로버의 말이다.
수주 후면 지난 가을에 심은 밀이 익는다. 폭풍이나, 토네이도의 내습은 추수기를 바로 앞두고 밀농사를 망칠 수도 있다. 지난해 캔서스 주의 농부들이 그런 피해를 입었다. 호우가 쏟아져 수확량이 크게 준 것이다. 올해의 경우 날씨는 밀농사에 거의 완벽할 정도로 좋은 편이다. 선선하고, 습도가 높은 날씨가 계속되어온 것이다.
올해 세계의 밀 수확은 8% 정도 늘 것으로 전망된다. 날씨가 순조로운데다가 경작면적이 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호주의 경우 이야기는 다르다. 계속되는 가뭄으로 풍작의 기대를 어렵게 하고 있다.
남서부지역과 남동부의 극히 일부분 지역을 제외하고 호주에는 거의 비가 내리지 않았다. 이처럼 심한 가뭄으로 호주의 일부 농부들은 아예 밀을 심지도 못한 것이다.
중국도 비상이 걸렸다. 호주와는 달리 막심한 비피해로 밀과 쌀 수확에 차질이 올 것으로 예상되어서다, 동남부지역에 머지않아 집중호우가 내릴 것이란 기상대의 예보에 따라 중국당국은 추수를 앞둔 작물보호에 비상령을 발동한 것이다.
미국의 옥수수재배지역에서도 비피해가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 주말 내린 집중호우로 홍수사태가 일면서 옥수수 가격은 벌써 기록인 부셸 당 6.75달러를 기록했다.
<뉴욕타임스-본사특약>
‘2모작 등 안간힘’불구
세계의 쌀 비축고 낮아질듯
프라조우브 수크사프스리는 타일랜드의 쌀 농부다. 그는 올해 처음으로 두 번 쌀농사를 짓기로 결정했다. 2모작을 시도한 것이다. 두 번째 벼 재배를 하는 시기는 그러나 우기가 아니다. 물대기에 문제가 따르는 것이다.
상당한 모험을 감행했다. 그와 그의 이웃들은 저축금을 털어 관개시설을 마련한 것이다. 쌀값이 현 시세를 유지하면 상당한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떨어지면 돈만 날리게 된다. 영세농민인 그로서는 상당한 모험을 감행한 것이다.
필리핀의 헬렌 가브리엘은 아예 올해 쌀농사를 포기했다. 디젤유 값이 앙등했다. 비료가격도, 살충제가격도 모두 껑충 뛰어올랐다. 거기다가 가뭄으로 물대기도 여의치 않다. 때문에 아예 올해 농사를 포기한 것이다. 그리고는 정부보조 쌀을 사 먹고 있는 것이다.
세계의 쌀 비축고는 지난 8년 동안 6년이나 감소한 데 이어 올해에도 약간이나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는 세계농업기구의 전망으로, 중국의 쌀 전략 비축분을 제외하고(중국은 쌀 비축고를 비밀에 부치고 있어 세계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 낮은 폭의 감소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세계농업기구의 이 같은 전망은 그러나 미국 아칸소 주가 맞은 혼란스런 올해의 작황을 고려치 않은 것이다. 지난해 아칸소 주의 쌀 생산은 기록인 에이커 당 160부셸을 마크했다. 올해는 150 부셸 정도로 낮아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수출할 쌀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아이티 같은 빈곤한 나라가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 알 수 없다.” 한 아칸소 농업관계자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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