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하일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왼쪽 3번째)이 11일 방탄복 차림으로 고리를 방문한 가운데 기관총으로 무장한 경호원들이 비행기 소리가 들리자 러시아의 공습을 우려해 사카슈빌리 대통령을 급히 피신시키고 있다.
군사 요충지 고리 장악 분쟁 확산
사르코지 EU 순회의장 중재 나서
러시아군이 그루지야의 중추도시 고리를 장악해 그루지야 영토를 사실상 양분했다고 미하일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이 12일 대국민 TV 연설을 통해 밝혔다.
샤카슈빌리 대통령은 러시아가 수도 트빌리시에서 서쪽으로 60마일 떨어진 군사 요충지로 그루지야의 유일한 동서간 고속도로가 관통하는 고리를 점령했다고 밝히고 “러시아가 그루지야를 완전히 정복해 파괴하려 하고 있다”면서 “국제사회가 이 야만적 침략자들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분쟁지역 너머 그루지야 영토로 진입할 계획이 없다고 주장했던 러시아는 고리에 러시아군이 없다며 그루지야측의 주장을 부인했다. 그러나 러시아군은 그루지야 영내의 센카이 기지를 점령해 서부에 제2의 전선을 열고 고리 근방에서 그루지야군과 교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전쟁 무대가 남오세티아를 너머 그루지야로 확대된 것은 분명하다.
러시아는 그루지야로부터 역시 분리하려는 친러시아 자치 지방 압하지야에서도 그루지야군에 무장 해체를 요구하는 최후통첩을 보냈다. 그루지야는 분쟁의 발단이 된 남오세티아에서 군대를 철수하고 EU가 제시한 휴전안에 서명했으나 러시아군의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 러시아 부총리는 “그루지야, 남오세티야, 압하지야가 앞으로 무력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협정에 먼저 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비롯한 서방 지도자들과 대통령 후보 존 매케인 상원의원과 버락 오마바 상원의원 등은 이번 사태에 대한 러시아군의 반응이 과도하다고 비난했고 G7 국가들도 11일 러시아에 즉각적인 휴전을 받아들여 국제 중재에 합의할 것을 촉구했다.
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미국이 이라크 주둔 그루지야 병력을 그루지야로 공수한 것은 사태를 돕는 것이 아니라 끼어드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거의 2세기 동안 모스크바의 지배를 받은 그루지야는 1991년 소련 연방에서 독립한 후 미국에 가까운 우방국이 됐으며 최근 부시 대통령의 격려아래 나토에 가입하려고 시도해 러시아의 반감을 샀다. 한편 그루지야로부터 분리하려는 남오세티아와 압하지야는 1992년부터 사실상 그루지야의 통치에서 벗어나 자치하고 있으나 국제사회에서 독립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유럽연합(EU) 순회의장인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그루지야 사태를 중재하기 위해 12일 모스크바와 트빌리시를 잇달아 방문할 예정이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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