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모기지 상환 등 급한 불 끄자”
퇴직연금 중도 인출 작년 5.4%로 껑충
‘401k 플랜’이라 불리는 미국의 퇴직연금제도는 현재 4,400만명이 가입해 있을 정도로 대표적인 미국 직장인의 노후생활 대책이다.
그러나 주택가격 하락과 유가 상승 등으로 인해 주머니 사정이 팍팍해진 미국 직장인들 사이에서 사내 대출은 물론 퇴직연금을 헐어서까지 신용카드 대금이나 주택담보 대출금 상환 같은 ‘급한 불’을 끄려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일 보도했다.
미국에서 ‘401k’가 일반화되고 상당수 미국인들이 은퇴 이후 복지대책을 이 퇴직연금제도에 전적으로 의존하게 되면서 미국 정부는 퇴직연금으로 적립된 돈을 중도에 찾아 쓰려 할 때 엄격한 제한 조건을 두고 있다.
연방 국세청(IRS)은 보험 적용 대상이 아닌 의료비 지출이 필요한 경우와 당장 대출금을 갚지 않으면 강제 퇴거 처분을 받게 될 경우, 장례비나 대학 등록금을 내야 할 경우 등에 대해 즉시 조달 가능한 현금이 없는 것으로 증명되면 퇴직연금 적립금의 일부를 찾아 쓸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연금 적립금을 중간에 찾아 쓰면 인출한 금액에 대해 세금이 부과되는 것은 물론, 인출 시점에 가입자의 나이가 만 59세6개월 미만인 경우에 10%의 벌금이 부과되며 인출 이후 6개월간 계좌가 동결되는 등 여러가지 불이익이 주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퇴직연금을 중도 인출한 연금 가입자의 비율은 5.4%로 한해 전의 4.9%에 비해 증가했다.
이 비율은 불황기였던 2002년에 6.2%를 기록한 이후 2006년까지 꾸준한 감소세를 보였다.
퇴직연금을 취급하는 금융기관별 집계를 보더라도 티 로우 프라이스 투자은행에서는 지난 6월 중도 인출자 수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9% 늘어났고, 뱅가드 그룹의 지난해 중도 인출자 역시 한해 전에 비해 8.6% 증가했다.
‘401k’ 가입자들 가운데 중도 인출을 신청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아직은 미미하지만 이 연금제도에 가입한 미국인의 수를 감안할 때 수십만명의 미국 직장인이 중도 인출이라는 극약 처방을 택했음을 추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또 금융업계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가뜩이나 저축률이 낮은 미국 사회에서 퇴직연금마저 중간에 찾아 써버리면 미국인들이 직업 일선에서 물러난 뒤에 고난을 겪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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