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G 구제효과 얼마나 갈까
미국 정부는 결국 AIG를 일단 살리는 길을 택했다.
미 최대의 보험사인 AIG가 무너질 경우 그렇지 않아도 위기상황에 빠진 금융시장에 엄청난 타격과 후폭풍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사실상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었다고도 할 수 있다.
AIG의 구제는 리먼브러더스 몰락 이후 이어지는 금융시장의 심각한 혼란을 진정시키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이고 있다. 그러나 AIG 외에도 우려 대상이 되는 ‘다음 타자’들이 있기 때문에 이번 조치가 급한 불만 끈 것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몰락하게 놓아두기엔 너무 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16일 AIG에 85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제공키로 함으로써 AIG의 자금사정에 숨통을 트이게 만들었다. AIG는 구제금융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면서 자산 매각 등을 통해 대출을 갚는 등 생존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된 셈이다.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가 파산보호 신청으로 몰락을 길을 걷게 놓아뒀던 미 정부가 입장을 바꿔 AIG 구하기에 나선 것은 증권사나 투자은행의 몰락과는 달리 AIG의 몰락은 엄청난 파장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의 특성상 보험 가입자 등 소비자들의 재산이 걸려 있고 보험에서 리스크, 자산 관리 사업에 이르기까지 AIG와 거래하지 않는 금융기관이 없다고 할 정도로 수없이 많아 AIG 몰락 때 금융시장은 물론 경제 전반에 감당하기 어려운 파장이 불어 닥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조1,000억달러의 자산과 전 세계 130개국에 7,400만명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는 AIG가 몰락하면 금융산업의 손실 규모가 총 1,800억달러에 달할 수도 있다고 RBC 캐피털 마켓은 분석했다.
▲구제책 마련 진통… 위기는 진정될 듯
AIG는 지난 1분기 78억1,000만달러, 2분기 53억6,000만달러의 순손실을 각각 기록하면서 주가가 폭락하고 ‘다음 차례는 AIG’라는 소문이 나돌자 주요 자산 매각 등의 자구계획을 추진하는 한편 400억달러 규모의 정부 지원을 요구해왔다.
특히 지난 주말 리먼의 몰락으로 금융위기가 고조된 이후로는 AIG가 생존할 것인지 여부가 금융시장의 최대가 화두가 돼 왔다.
이에 따라 정부가 AIG 구제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오기도 했지만 모기지 업체 패니매와 프레디맥을 국영화를 통해 구제한 이후 부실 업체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인 정부는 업계의 지원이 낫다는 판단 하에 골드만삭스와 JP 모건체이스 등의 업체에 700억∼750억달러의 지원금을 마련해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들 업체가 난색을 표명해 이런 방도는 무산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누군 살리고, 누군 놓아두고, 기준 논란
AIG 구제는 리먼브러더스는 몰락하게 놓아둔 것과 비교해 누구는 살리고 누구는 몰락하게 놓아두는가에 관한 대마불사의 기준을 둘러싼 논란을 불러오고 다른 기업들도 정부에 손을 벌리게 하는 여지를 만들어 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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