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의 희극 ‘베니스의 상인’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내 사업은 완전히 믿을 만하지 않다. 올해 내 재산을 한 곳과 하나의 거래에 모두 걸거나 한 지역의 땅에 모두 쏟아 붓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사업이 실패하더라도 슬퍼하지 않아도 된다.”
만약 셰익스피어가 주식투자를 했었다면 그는 분명 분산투자자였을 것이다.
리스크(risk)를 줄이면서도 기대 수익률을 효과적으로 높이기 위한 분산투자의 핵심은 단순히 종목의 숫자가 아니라 소유한 개별종목의 수익률이 서로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
하지만 투자만으로 세계 최대 갑부에 올라선 살아있는 신화, 워런 버핏이 “분산투자는 무식한 사람들의 투자방법”이라며 분산투자라는 이유로 여기저기 투자하는 것은 ‘요행수’를 바라는 것에 불과하다는 말로 분산투자를 무시했다.
또한 1960년대까지 40년 이상 월스트릿의 전설적인 주식 중개인으로, 또 펀드 매니저가 없던 그 시절 최고의 투자 관리자(investment manager)로 명성을 쌓은 제럴드 로브 역시 “분산은 투자자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고 기껏해야 시장의 평균적인 수익률만 노리는 전략”이라고 잘라 말했었다.
그렇다면 우리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온 ‘분산투자’의 원칙은 잘못된 것일까? 한 개의 바구니에 자신이 가진 달걀을 전부 담는 것이 과연 좋은 투자일까?
자산 리스크. 상호작용, 다각화 등의 투자 포트폴리오로 기대 수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인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Modern Portfolio Theory)으로 1990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마코위츠(Harry Max Markowitz)의 말을 인용하면 통계학적 개념인 ‘공분산’(共分散·covariance)이 높은 종목들은 피해야만 분산투자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공분산이 높을수록 서로 주가가 같은 방향으로, 공분산이 낮을수록 주가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공분산은 확률론과 통계학 분야에서 2개의 확률변수의 상관 정도를 나타내는 값이다).
즉 간단히 말하자면 자산을 분산투자하여 포트폴리오를 만들게 되면 분산투자 전보다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이론이다.
예를 들어 국내와 해외 자산을 분산투자한다며 이머징 마켓(emerging market) 펀드와 국내의 이머징 마켓관련 주에 나눠서 투자한 것은 마코위츠의 포트폴리오 이론으로는 분산투자라 할 수 없다.
이머징 펀드와 이머징 관련주는 모두 같은 방향으로 주가가 움직이는 사실상 ‘한 바구니’이기 때문이다.
버핏이 분산투자에 대해 거부감을 보인 것도 사실 분산 자체가 아니라 정확한 정보 없이 자산을 이리저리 분산만 해놓은 것은 바로 ‘묻지마 투자’의 또 다른 모습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분산투자는 높은 기대수익이 기대되는 종목이나 자산을 선택하고, 각각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서로 다른 가격, 그리고 방향이 기대되는 여러 가지의 종목들을 자산에 나눠서 투자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의 가치는 특히 마켓이 불안정할 때 그 빛을 발한다.
문의:(949) 533-3070
김혜린 <파이낸셜 어드바이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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