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성용 특파원 = 미국 금융위기와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면서 학자금 대출을 받은 미국 대학생들이 변제에 어려움을 겪으며 대출 불이행 상황에 처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사회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7일 미 일간 시애틀타임스 등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 워싱턴주에 살고 있는 22살의 로라는 2005년 2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준학사’ 학위를 받았지만 재학 시절 대출금 2만달러를 갚지 못해 채무 불이행 상태에 빠진 경험이 있다.
로라는 학자금 대출 계약을 할 당시만 해도 그래픽 디자이너를 열심히 공부해 연봉 4만달러 정도의 직장을 얻고 학자금 대출을 갚은 뒤 종자돈을 모아 사업체를 차리는 꿈을 꾸고 있었지만 모든 게 허사로 돌아갔다.
로라가 다닌 학교는 변변치 못한 학사 운영과 취업 상황을 거짓 보고하는 등 문제로 문을 닫게 됐고 로라는 졸업 뒤 시간당 10달러 짜리 임시직 일을 했지만 이자와 벌금 등을 더해진 대출금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감당하기 어려운 처지가 되기도 했다.
로라는 학자금 대출이 학생 개인에게 얼마나 큰 부담이 되는지 절실하게 경험한 경우로 로라처럼 채무 변제 불능 상태에 이른 미국 대학생이 점점 늘고 있다고 언론들은 지적했다.
미 정부 통계조사에 근거하면 현재 대출을 받은 대학 1학년과 2학년 학생들 중 졸업 뒤 대출금을 갚지 못해 파산에 이를 수 있는 비율이 25%에 이를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어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빚 때문에 파산에 이르는 사례는 원대한 꿈을 안고 대출을 결정한 젊은 대학생들에게 흔히 나타나는문제가 되고 있다.
고등 교육이 대출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란 꿈이 물거품이 되는 데는 이혼과 질병, 실업, 수준 이하의 학교 등이 원인이 될 수 있지만 지금은 대출 회사의 무차별적이고 공격적인 마케팅이 큰 요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금융 위기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학자금 대출 회사들의 미래에 회의적인 시각이 많아지고 있다.
일부 대출업체들은 지금도 자체 사이트를 통해 `25만 달러까지 빌리는 데 1분도 걸리지 않는다’는 광고를 공공연히 내걸고 있다.
학자금 대출 변제가 저조해 지면서 변제 불능 상태에 빠진 대학생들은 대출업체를 대리한 미수금 결제 처리 회사의 무자비한 공격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얼마나 많은 학생이 파산 위기에 처할 것인지에 대해선 논란이 일고 있다.
미 정부는 지난달 4년제 대학생 파산율이 현재 5.2%가량으로 역대 최저 수준이라고 발표한 바 있지만 지금의 위기 상황이라면 파산 비율이 19~31%로 대폭 높아진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 전문가들은 돈이 필요한 학생들이 가능한 한 민간 대출업체가 아닌 정부 지원금을 이용하고 대학들은 학생들이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대출받도록 교육하고 관리해 주는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k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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