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시장 금융위기 연쇄효과 과소평가 금물
국제금융 신뢰회복 실패시 실물경제 피해 우려
(워싱턴=연합뉴스) 김재홍 특파원 = 국제통화기금(IMF)은 7일(현지시간)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른 국제적 손실이 1조4천억달러로 증가했으며 국제경제의 침체도 깊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또 신흥시장국가들은 지금, 선진국들의 주식시장이 작년 여름에 겪은 서브프라임(비우량주택담보대출) 위기 당시 상황과 비슷한 금융시장의 혼란을 겪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번 금융위기의 연쇄효과를 과소평가하면 안 된다고 주의를 촉구했다.
이와 함께 IMF는 최근 국제금융시장 상황에 대해 국제금융기관들에 대한 신뢰가 심하게 흔들려왔다면서 시스템의 안전성에 대한 위협은 지난 9월 몇몇 주요 금융기관들이 부도나 부도 직전 상황으로 몰리면서 확연하게 드러났다고 진단했다.
IMF는 이날 발표한 세계금융안정보고서(GFSR)에서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른 국제적 손실이 지난 4월 추정한 9천450억달러에서 4천550억달러가 늘어난 1조4천억달러로 증가했다면서 국제금융시장의 긴장이 국제경제의 침체를 심화시키고 회복을 가로막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몇년간 대형 국제 은행들이 신용을 유지하려면 6천750억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각국 정부는 은행에 직접 자금을 투입하거나 부실자산을 사들이는 방안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IMF는 촉구했다.
IMF는 이어 신흥시장국가들은 이번 위기의 최전선에 있지는 않지만 이번 위기의 연쇄효과에 의해 타격받을 가능성을 과소평가하면 안 된다면서 주식시장의 가격산정 과정에 외부적인 대외요인과 국내적인 본질적 요인들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를 자세히 검토해 대처하는 등 종합적인 주식시장 안정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IMF는 신흥국가의 주가 흐름을 설명하는데 국내적인 펀더멘털만큼 해외요소도 중요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국내 주식시장의 복원력을 키워나가는 정책을 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정책을 통해 다양한 투자기반을 조성하고 가격이 원활하게 형성될 수 있도록 돕고 국제기준에 맞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노력도 함께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IMF는 주문했다.
최근 국제금융시장 위기 대처와 관련해 IMF는 정부의 단편적인 시장개입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함으로써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면서 상대편 금융기관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금융시장의 자금 흐름이 거의 정체되다시피 했다고 분석했다.
IMF는 10월 세계경제전망보고서(WEO)에서 국제금융시스템에 부담을 주는 신용경색과 관련, 국제경제의 하강 위험을 심화시키고 경기회복을 억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면서 금융시스템과 전체 경제가 서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일어나는 악순환은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 마디로 손실의 증가와 자산가격 하락, 경기하강 심화가 악순환의 과정을 거치면서 국제 금융시스템의 생존능력에 중대한 의구심마저 불러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IMF는 지난 4월 GFSR보고서에서 지적했던, 부채를 줄이는 과정이 그동안 더 빨라지면서 혼란스럽게 진행돼 왔다면서 이런 대표적인 사례가 주가 급락과 자금조달 비용 상승 등의 과정을 거치며 나타난 급작스런 금융기관의 부도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국제금융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려면 무엇보다 지속적이고 일관된 국제적 공조 노력이 필요하며 만약 이런 노력이 실패하면 실물경제가 치러야 할 피해가 커질 것이라고 IMF는 우려했다.
jae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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