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이사회 논의 31일서 29일로 앞당겨
(워싱턴=연합뉴스) 김재홍 특파원 = 국제통화기금(IMF)이 국제금융위기로 일시적인 달러 유동성 부족현상을 겪는 신흥시장국가들을 돕기 위한 단기유동성 지원창구인 달러통화스와프 창구개설 여부가 빠르면 29일(현지시간) 집행이사회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한국과 멕시코, 브라질 신흥시장국가들도 선진국 중앙은행 간의 달러스와프 협정과 유사한 달러 단기유동성 지원체제를 구축할 수 있게 돼 단기외채 상환 등에 대한 부담이나 핫머니의 급격한 이동에 따른 외환시장의 급등락 따른 위험에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IMF는 오는 31일 집행이사회를 열어 달러 통화스와프창구 개설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앞당겨 29일 오전에 하기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빌 머레이 IMF 대변인은 AFP 통신에 회원국들과 활발한 논의를 거쳤기 때문에 내일 아침으로 일정을 앞당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머레이 대변인은 달러 통화스와프창구 운영은 IMF가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자금으로 충당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새로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IMF의 또 다른 고위관계자는 이번 달러 통화스와프창구는 기존에 알려진 대로 특정국가를 이미 염두에 두고 추진하는 것은 아니며 대신 경제여건이나 경제정책이 건실한 국가가 우선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존 립스키 IMF 부총재는 이날 뉴욕에서 열린 증권금융시장협회 연설에서 IMF가 국제금융위기와 선진국의 급격한 성장둔화로 어려움에 직면한 신흥시장국가들을 돕는 적극적인 역할을 하려고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립스키 부총재는 경제와 금융위기를 멈추는 것은 시의적절한 조치가 요구된다며 IMF는 일시적으로 자금압박에 노출된 경제여건이 기본적으로 건실한 국가들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단기유동성 지원창구를 개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립스키 부총재는 현재 2천억달러가 넘는 기록적인 자금을 보유하고 있고 필요하면 신속하게 자금을 확충할 수 있다고 말했다.
IMF는 국제금융위기가 계속돼 현재 보유하고 있는 유동성만으로 부족하면 엄청난 규모의 외환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과 중동지역 걸프국가들에 도움을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리처드 머레이 IMF 상임이사는 지난 24일 미국과 선진국의 중앙은행들은 달러 통화스와프협정을 체결해 국제적인 금융불안 사태에 따른 달러 유동성 부족 문제에 대처하고 있지만 신흥국가들은 그렇지 못하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IMF가 신흥시장국가들에 대해 유용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고 달러 통화스와프 창구 개설 추진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이번 달러 통화스와프 창구는 기존의 IMF 구제금융과 매우 큰 차이가 난다.
구제금융은 국제수지와 재정, 금융부문, 그리고 거시경제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국가들을 대상으로 이뤄지지만 달러 통화스와프는 단기적인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려고 달러자금을 융통해주는 것이다.
IMF의 구제금융은 2-3년에 걸친 장기지만 달러 통화스와프 창구는 단기적인 자금융통이며 구제금융은 정책조정 등과 엄격한 요구조건이 뒤따르지만 달러 통화스와프는 이와는 달리 특별한 조건이 붙지 않는다.
한국 정부는 2천400억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외환보유액이 있기 때문에 IMF가 달러 통화스와프 창구를 개설한다고 해도 구태여 이를 이용할 필요가 없다는 일관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리고 이 창구가 신흥시장국가들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줘 국제금융시장의 환경이 호전되면 한국도 간접적으로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jae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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