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성용 특파원 =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 사는 자가 주택소유자인 나탈리 슐러는 2004년 주택을 담보로 조정이자율담보대출(ARM) 방식의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계약을 맺었다.
조정이자율담보대출은 이자율이 CD금리나 금융채 금리 등 금리 지수에 따라 변화하는 가변이자율저당대출과 비슷하게 다양한 금리 지수에 근거해 대출 이자가 변하는 방식의 대출을 말한다.
슐러는 이자율이 변동돼 변제액이 달라지기 시작하면서 어떤 금리 지수가 이자율을 결정하는지를 포함해 대출에 대한 많은 의문이 생겨 언론 등에 자주 등장하는 각종 지표에 관심을 갖게 됐다.
슐러는 대출 내용에 대해 세심하게 관심을 가져야만 했었는데 지금 생각하니 리보가 내 대출 이자를 좌우하는 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28일 미 새너제이 머큐리뉴스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 위기가 가속화되면서 많은 주택소유자가 리보(런던은행간 금리)니 금융기관 평균 이자비용(COFI) 등과 같은 금리 지표와 지수가 얼마나 자신의 재산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배워나가며 `전례없이’ 신경을 곤두세우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수많은 지표 중 리보가 심하게 요동치면서 많은 주택담보 대출자들이 큰 부담을 안게 되는 양상이 벌이지는 반면에 미 재무부 채권에 연계된 대출자들은 미 정부의 구제금융 조치 등 덕분에 이자 부담이 작아질 가능성이 있는 등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등락을 거듭하는 주식 시장을 떠난 투자자들이 정부 채권에 뛰어들어 이자율을 끌어내리면서 정부 채권에 연계된 담보 대출자들은 이자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 분석가인 그렉 맥브라이드는 리보에 연계된 조정이자율저당대출을 받은 주택소유자들이 오는 11월이나 12월 대출 조정시 이자 부담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만 장기적으로 리보가 안정되면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어 향후 추이는 매우 유동적이라고 말했다.
리보는 런던은행간 거래에서 형성되는 금리로 주택 소유자들이 현실적으로 대출 조건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게 됐고 1개월짜리냐, 6개월짜리냐 등 복잡한 거래 요건에 의존하게 돼 있어 많은 시민이 머리를 싸맬 수밖에 없게 됐다.
현재 미국내 조정이자율담보대출의 경우 60% 가량은 리보에, 25% 가량은 재무부 채권에, 나머지 15% 가량은 COFI에 연계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주택담보 대출자들은 고정 또는 가변이자율, 조정이자율 등의 복잡한 개념에 대해 사전 지식을 갖지 못한 채 자신의 매월 변제 금액이 변하고 있는데 과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한 모기지 중개업자는 최근 주택담보대출 계약 조건을 바꾸면서 30년 고정금리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며 더는 조정이자율에 대해 걱정하고 싶지 않다는 의도 아니겠느냐라고 지적했다.
k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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