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애호가들이 마침내 종이를 픽슬로 바꿀 태세가 된 것일까? 지난 10년간 소비자들은 사용하기가 쉽지도 않고 읽을거리도 별로 없는 전자 독서 장치를 대체로 무시해 왔으나 올해 들어 ‘아마존 닷컴’의 ‘킨들’의 인기에 힘입어 전자책이 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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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프리 쇼서 극찬 뒤 매출 ‘쑥’… 소니 리더·아이폰도 인기
페이퍼백만한 크기의 납작하고 하얀 ‘킨들’은 359달러로 1년 전에 시장에 나왔다. ‘아마존’이 매출 실적을 밝히려 하지 않지만 ‘킨들’은 최소한 전자책에 대한 폭넓은 관심은 불러 일으켰다. 지금은 매진돼 오는 2월까지 구할 수 없는데 분석가들은 지난 10월 오프라 윈프리가 자신의 쇼에서 칭찬한 덕분이라면서 할러데이 시즌에 공급에 차질을 빚은 ‘아마존’을 비난하고 있다.
그 바람에 기회를 잡은 것이 ‘소니’로 할러데이 선물구입 시즌 내내 집중적으로 ‘리더’ 판촉 캠페인을 벌였다. 이달에 공항, 기차역, 서점 등지에서 연말까지 200만명에게 ‘리더’를 직접 보여주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가지고 대대적인 판촉 캠페인 중인 ‘소니’의 디지털 독서 디비전 사장인 스티브 헤이버는 “전자책은 나온 지 10년이 됐어도 그동안 존재가 없었지만 이제 달라지고 있습니다. 정말 뜨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소니’의 최신형 모델인 ‘리더 700’은 400달러로 독서등과 터치스크린을 갖추고 있어 읽는 사람이 주석도 달 수 있다. 헤이버 사장에 다르면 올 할러데이 시즌 매출은 지난해의 3배라면서 ‘타겟’ ‘보더스’ ‘샘스 클럽’ 체인 등 판매처를 늘인 덕도 보았다고 말했다. ‘소니’는 2006년에 처음 ‘리더’를 내놓은 이후 30만대 이상을 팔았다.
‘아마존’이 몇 대나 팔았는지를 밝히려 하지 않고, 분석가들의 추산도 갖가지라 ‘킨들’의 성공을 측정하기는 힘들다. 도서시장 조사회사인 ‘코덱스 그룹’의 피터 힐딕-스미스 사장은 아마존은 윈프리가 킨들을 칭찬하기 전인 지난 10월 초까지 ‘킨들’을 26만대 정도 팔았다고 믿고 있지만 100만대로 보는 사람도 있다.
힐딕-스미스 사장에 따르면 ‘킨들’ 구입자들은 보통 새로 나온 기계를 맨 처음 사서 써보는 부류의 사람들이 아닌 것 같다. 여자의 숫자가 남자만큼 많고 55~64세 연령층에서 가장 인기다.
아직까지 ‘하퍼콜린스’ ‘랜덤하우스’ ‘사이먼 & 슈스터’ 같은 주요 출판사들은 컴퓨터 다운로드를 포함한 모든 종류의 전자책 매출이 전체 도서 매출의 1%에도 못 미친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변화의 조짐은 있어 출판사들에 따르면 작년에 전자책 매출은 3배 혹은 4배나 늘어났다.
책의 ‘킨들’ 버전을 무선 모뎀을 통해 이 장치에 직접 다운로드 받으려면 ‘아마존 킨들 스토어’에 9달러99센트를 내야 한다. ‘리더’ 버전은 인터넷에 연결된 컴퓨터로 ‘소니’의 전자책 도서관에 접속해 다운로드 받는데 11달러99센트가 든다.
과거 자신의 작품을 전자책으로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했던 작가들도 달라지고 있다. 처음엔 망설였지만 다니엘 스틸과 존 그리셤 같은 인기 작가들도 곧 자신의 책을 전자책 캐털로그에 올려놓을 것이라고 그들의 에이전트들은 말한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습관이 얼마나 달라질 지는 아무도 모른다. 종이로 된 책에 집착하는 독서광도 있지만 어쩌면 가장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이 테크놀러지에 더 매력을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
토론토에 있는 로맨스 소설 출판사 ‘할리퀸 엔터프라이즈’의 디지털 콘텐트 담당 디렉터인 맬 발릭은 언젠가 디지털 버전의 매출이 인쇄본과 맞먹거나 능가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월 120권을 출판하는 ‘할리퀸’은 새 책은 전부 디지털 버전을 만들고 있으며 일부 단편은 디지털판만 만들어 2달러99센트에 판매하고 있다.
어쩌면 올해 가장 간과된 전자책은 ‘애플’의 ‘아이폰’인지도 모른다.
아이폰용 전자책 읽기 프로그램이 서너 개 개발됐고 그중 ‘렉스사이클’의 ‘스탠자’와 ‘픽션 와이즈’의 ‘e리더’는 60만번 이상 다운로드 됐다. 또 다른 회사인 ‘스크롤 모션’은 이번 주 ‘사이먼 & 슈스터’ ‘랜덤 하우스’‘펭귄’ 같은 큰 출판사 책들을 ‘아이폰’용 전자책으로 판매하기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들 회사들은 모두 ‘블랙베리’ 같은 스마트폰용 소프트웨어도 개발하고 있다. 출판사들에 따르면 ‘아이폰’ 버전은 이미 ‘소니 리더’용 디지털 책만큼의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아직 ‘킨들’ 포맷은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그 와중에도 완벽한 전자 독서기 개발 노력을 계속되고 있어 ‘아마존’과 ‘소니’가 모두 2009년에 신형 독서기를 내놓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신형 ‘킨들’은 디자인이 더 날렵해지고 책장도 더 빨리 넘어갈 것이고 ‘소니 리더’에는 무선 기능이 추가되어 컴퓨터를 통해 다운로드할 필요가 없어진다.
다른 회사 제품들도 나오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있는 ‘플래스틱 로직’은 내년에 기존 제품보다 더 가볍고 얇으며 융통성도 있는 8.5×11인치 크기의 독서 장치를 선보이고 2010년부터 시판할 예정이다. 네덜란드의 ‘폴리머 비전’도 ‘블랙배리’ 만한 5인치짜리 두루마리형 스크린을 선보였다. 그보다 덜 야심적이지만 값은 싼 것도 나오고 있다. 다음 달에 시판될 ‘팍싯 소프트웨어’의 ‘e슬릭 리더’는 230달러다. 또 현재 이들 회사가 이용하는 스크린 기술을 개발한 ‘E잉크’는 현재 시험 중인 컬러 스크린을 2010년께 시장에 내놓기를 희망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특약-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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